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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의 역습…국경없이 번지는 신종 감염병

[기타] | 발행시간: 2015.07.25일 19:07
동물·인간 넘나드는 바이러스…지구촌 새 재앙으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등 신종 감염병이 국경 없이 번지고 있다. 중동에서 시작된 메르스는 한국을 덮쳤다. 서아프리카의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 사태는 미국과 유럽 대륙을 위협했다. 특히 최근에는 동물에서 발병한 질병이 인간에게 전이되는 ‘인수공통감염병’이 널리 유행하고 있다. 한 해에 평균 5종의 신종 감염병이 발생하고 있는데, 이중 3종은 인수공통감염병이다. 세계화의 진전, 환경 및 생태계 변화, 개도국의 열악한 위생 및 보건 체계 등으로 인해 신종 감염병은 지구촌에 새로운 재앙을 안겨주고 있다.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지구촌을 강타하는 신종 감염병의 실태를 진단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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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감염병의 현황

약 50년 전에만 해도 국제 과학계와 의료계는 백신과 항생제 개발로 감염병을 정복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그러나 그런 기대는 이제 무참히 깨졌다. 글로벌 방역 체계의 허점을 틈타 신종 감염병이 끝없이 창궐하고 있기 때문이다.

낙타로부터 시작된 메르스가 인간에게 전염된 것은 2012년의 일이다. 그후 불과 3년 만에 동물원 이외에는 낙타가 없는 한국에서 메르스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동물에서 인간에게 전이된 바이러스가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 퍼져나감으로써 이를 통제하기 쉽지 않은 지경에 이르렀다.

지난해 지구촌을 공포로 몰아 넣었던 에볼라는 1976년 중앙아프리카에서 처음 발생했다. 에볼라는 지난해 서아프리카로 확산됐고, 이로 인해 지금까지 900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미 의회 전문지 CQ 최신호가 보도했다. 에볼라는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에서 집중적으로 퍼졌고, 스페인과 영국, 미국 등으로 퍼져 나갔다.



현대판 흑사병으로 불리는 후천성면역결핍증(HIV/AIDS)은 1981년에 실체가 드러났고, 그 이후 이 질병으로 약 3900만명이 사망했다고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밝혔다. 에볼라로 인한 총 사망자는 올해 1월까지 1만533명에 달했다고 CDC가 밝혔다. H1N1(돼지 독감)으로 불린 신종플루는 2009년 창궐해 28만4500여명이 사망했다. 한국에서 2009∼2010년에 신종플루 확진 환자가 75만명에 달했고, 263명이 사망했으며 358만명이 항바이러스제를 투약했다고 의학신문이 최근 전했다.

전문가들은 신종 감염병 발병의 핵심 요인으로 환경 변화, 인구 증가, 기계화된 영농, 자연 생태계 파괴, 빈곤 확산, 개도국의 열악한 위생 및 보건 시스템, 여행객의 증가와 세계화 진전 등을 꼽는다. 현대인이 항생제를 남용함으로써 내성이 생긴 박테리아를 쉽게 제거하지 못하는 것도 신종 감염병 확산을 부추기는 요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신종 감염병은 미생물이 유발한다. 그러나 지구촌의 가난한 나라는 미생물을 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인수공통감염병의 창궐

지구상의 인수공통감염병은 120종에 달하고, 이중 30∼40%가 한국에서 발병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인수공통감염병은 척추동물에서 인간으로 감염되는 것을 말한다. 그렇지만 동물이 매개체 역할을 하지 않고도, 인간과 동물 사이에서 공통의 신종 질병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인수공통감염병은 가축과 야생 동물에서 모두 발병할 수 있다. 특히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와 질병을 일으키는 미생물인 이콜라이(E.coli) 박테리아는 끊임없이 돌연변이를 계속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지난 14세기에 발생한 흑사병으로 당시 유럽 인구의 3분의 1인 2000만명과 그 밖의 지역에서 2000만명 등 약 4000만명이 목숨을 잃었다. 최근에 항생제가 효력을 미치지 못하는 흑사병의 변종이 다시 발견됐다.



2000년 이후 발생한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HPAI(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신종플루 등도 인수공통감염병이다. 미국 뉴욕에 본부가 있는 국제 질병 연구기관인 에코헬스 어라이언스의 피터 다스작 대표는 “인간을 포함해 모든 동물은 고유의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고, 이 바이러스가 숙주에 따라 변형을 한다”면서 “지구상에 약 5만종의 척추동물이 있다고 가정할 때 종별로 20개의 바이러스가 있다면 지구상에는 100만종의 바이러스가 퍼져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신종 감염병은 대체로 개도국에서 처음 발병한다. 불량한 주거 환경, 열악한 영양 체계, 위생 및 보건 시설 미비 등으로 인해 개도국에서 감염병이 발생할 가능성이 큰 탓이다. 게다가 정보 및 통신 시설이 부족해 특정 지역에서 감염병이 창궐해도 이 사실이 알려지지 않아 피해가 커지는 경향이 있다. 반면 지구촌 전체적으로는 급속하게 세계화가 진전되고 있고, 각국 국가별로 국내 및 해외 여행객이 급증하면서 특정 지역에서 발생한 감염병이 순식간에 국경을 넘어 퍼져 나갈 환경 또한 갖춰져 있다.



◆ 국제사회 대응책은

지난해 에볼라 바이러스가 창궐했을 때에 세계 각국의 방역 당국은 환자 격리를 통한 감염병 확산 차단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이후 환자 격리만으로 에볼라를 정복할 수 없기 때문에 시급하게 백신이 생산돼야 한다는 주장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설득력을 얻기 시작했다. 결국 미국과 유럽의 정부들은 제약회사 측에 에볼라 백신 개발을 촉구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제약업계는 백신이 해결책의 전부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감염병이 발생할 때마다 백신을 만들어 내기가 쉽지 않고, 특정 감염병의 피해 규모가 크지 않으면 자칫 백신 개발에 투자했다가 큰 손해를 볼 수 있어서다. 특정 백신을 개발하는 데 줄잡아 100억달러(약 11조1630원)가 들 것이라고 에코헬스 어라이언스가 추산했다.



최근 한국을 강타한 메르스의 경우도 예방 백신이나 치료제는 아직 없다. 미 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따르면 최근 미국 메릴랜드대 의대 연구팀이 메르스 치료 및 예방 가능성이 큰 두 가지 치료법을 발견했다. 이 대학 연구팀이 쥐를 이용한 실험에서 메르스 바이러스를 중화시키는 항체를 발견한 것이다. 그러나 경제적 이유 때문에 이 항체가 인간에 대한 임상시험을 거쳐 실제 백신으로 만들어질지는 불확실하다는 게 제약업계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따라서 신종 감염병과 싸우는 각국의 방역 당국은 백신 개발에만 모든 것을 의지할 수 없다. 현 단계에서는 효율적인 통제 장치를 가동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위생 시설을 개선하고, 지역 단위로 감염병 추적 장치를 가동하면 대부분의 감염병은 통제가 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신종 감염병을 효과적으로 통제하려면 방대한 정보 수집과 분석 작업이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 세계 각국은 특정 질병의 발병, 감염 경로 추적, 예상 확산 시나리오 등을 알 수 있는 분석 모델 개발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신종 감염병을 찾아내기란 결코 쉽지 않다. 초기 단계에서는 신종 감염병과 기존 질병의 차이점을 밝혀내기가 어렵다.

이와 관련해 게놈 연구가 신종 감염병 발병의 원인을 찾는 데 결정적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일부 과학자들은 설명한다. 지난 15년간 세균이 병원균이 되는 과정을 추적하는 연구가 상당히 축적됐고, 이것이 질병의 원인을 밝혀내는 토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후쿠다 게이지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차장이 지난 6월 메르스 국내 확산 상황을 조사하기 위해 합동조사단과 함께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며 발열 감지 카메라가 설치된 검역대를 통과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신종 감염병을 막기 위해선 세계 각국 간 협업도 매우 중요한 요소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유엔 세계보건기구(WHO)와 함께 글로벌 질병 감시망을 구축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CDC와 WHO가 참여하는 세계 각 지역 단위의 질병 감시센터가 10개에 이른다고 CQ 리서처가 전했다. 그러나 빈곤 국가나 공중 보건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국가에선 신종 질병 발생 정보를 이른 시일 내 파악하기가 여전히 쉽지 않다. 이 때문에 국제 사회는 아프리카와 동남아 국가 등에서 질병에 관한 소문을 신속하게 추적, 확인하는 정보 수집 활동을 강화하는 쪽으로 힘을 모아가고 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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