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톈진에 기부안하면 타오바오 안쓰겠다"
- `기부 강요` 비판하는 글도 많아…中청년들 인식 반영
마윈 알리바바 회장 (사잔=AFPBBnews)
[이데일리 신정은 기자] 중국 톈진항 물류창고 폭발 사고로 100명이 넘는 희생자가 속출한 가운데 마윈 알리바바 회장에게 기부를 요구하는 네티즌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7일 중국 매체 관찰자망은 마 회장의 공식 웨이보 페이지가 기부를 강요하는 네티즌들의 메시지로 가득찼다고 보도했다. 중국 최고 부자인 마 회장은 중국에서 가장 기부를 많이 하는 자선가로도 꼽히는 인물이다.
일부 네티즌은 마 회장을 ‘투하오(土豪)’라고 표현하며 중국에서 벌어들인 부(富)를 중국에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투하오는 촌스럽다는 뜻의 중국어 ‘투(土)’와 부자를 뜻하는 ‘하오(豪)’가 합쳐진 말로 ‘교양과 지식 없이 사치를 일삼는 벼락부자’를 뜻한다.
이들은 최근 마 회장이 홍콩에서 가장 비싼 초호화 주택을 구입했다는 소식을 지적하며 중국 최고 부자로서 기부를 강요하기도 했고, 정부 기관에 기부하지 말고 톈진에 많은 희생자들을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일부는 톈진에 기부하지 않는다면 알리바바의 쇼핑몰 ‘타오바오’를 이용하지 않겠다며 반감을 들어내기도 했다.
반면 이런 네티즌들의 목소리를 비난하는 글도 많았다. 한 네티즌은 ‘그가(마윈이) 힘들게 번 돈을 왜 네티즌들이 기부하라고 강요하느냐’고 꼬집기도 했고, ‘돈이 많다고 부당한 대우를 받을 필요는 없다. 기부는 개인의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논란은 중국 청년들 사이에서 한순간에 억만장자가 된 마 회장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렇다고 해서 마 회장이 기부에 인색한 인물은 아니다. 마 회장은 알리바바기금 등을 설립해 공익사업에도 힘쓰고 있으며 쓰촨성 원촨(汶川)지진, 야안(雅安)지진 등 크고 작은 재해가 있을 때 거액을 기부해왔다. 중국 부자연구소 후룬(胡潤)의 자선가 순위에 따르면 마 회장은 지난해 134억위안을 기부해 2년 연속 1위에 올랐다. 이는 마커 주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기부한 금액의 두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신정은 (hao122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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