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이란TV서 언급
“(미국 군대가) 9·11 테러 배후로 지목된 이슬람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수장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한 것은 또 하나의 비극입니다.”
31일 영국 일간 가디언, 시사주간 더타임지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긴축정책 중단과 기간 산업 국유화 등 강경좌파 공약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제러미 코빈(사진) 노동당 당수 후보가 지난 2011년 이란의 영문방송채널인 프레스TV에 출연해 미군의 빈 라덴 암살 작전에 대해 이같이 밝힌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부호 출신으로 알카에다 최고지도자였던 빈 라덴은 2001년 ‘미국 9·11 테러’의 배후로 지목돼 2011년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에서 은둔 생활을 하던 중 미군의 공습에 사망했다.
해당 동영상에서 코빈 후보는 “미국 정부가 빈 라덴을 생포해 법정에 세우지 않고 즉살하도록 함으로써 더 극심한 불안을 야기했다”고 말한 뒤 빈 라덴의 죽음을 비극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아마 다음번 암살 표적은 리비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가 될 것”이라면서 “이런 것들은 세계를 더욱 위험하고 나쁘게 만들 것이다”고 강조했다.
일간 텔레그래프는 이번 동영상 논란은 에드 밀리밴드 전 노동당 당수의 뒤를 이을 적격자로 코빈 후보에 대한 인기가 치솟으면서 코빈의 과거 논란성 발언들에 대한 해명 요구가 빗발치는 가운데 나왔다고 지적했다.
팀 패런 영국 자유민주당 당수는 “코빈이 완전히 틀렸다”고 비난하면서 “빈 라덴의 죽음이 비극이 아니라 9·11 테러에 의한 2977명의 희생이 비극”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리안 기자 knr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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