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 나는 약속대로 광장에 왔다. 우리반 친구들도 다 왔다. 달빛은 반짝이였다. 달빛아래에 있는 광장도 멋졌다. 오늘 우리는 선생님과 작별인사를 해야 한다.
개학첫날 푸른색바탕에 조그마한 반달무늬가 수두룩 그려있는 옷을 입은 녀선생님이 교실로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이제부터 동무들과 함께 할 담임입니다. 우리 같이 반을 잘 꾸리기 위하여 노력합시다."
"달선생님!"
"달선생님!"
우리는 모두 이렇게 새 담임을 불렀다. 그때로부터 우리는 '달빛아래에서' 학교생활을 하게 되였다.
달선생님의 빛은 언제나 환했다.
학교에서 개학의식 하러 문화궁에 갔다오던 날이다. 먼 길을 걸어온 우리는 다 힘이 빠져 집갈 궁리도 안했다. 그러자 '달선생님'이 입을 열었다.
"찐빵과 국수가 길가에서 싸웠어요. 그런데 찐빵이 졌어요. 돌아와서 생각할수록 찐빵은 화가 났어요. 그래서 형제인 만두를 찾아서 복수하러 갔어요. 그들은 길에서 라면을 만났어요. 찐빵은 다짜고짜로 라면을 때렸어요. 라면과 만두는 무슨 영문인지 몰라 어리둥절해졌어요. 찐빵이 씩씩거리며 말했어요. '너 이놈의 국수야.너 머리를 파마했다고 내가 모르는줄 아니? '"
"푸하하..."
우리는 배꼽이 터지게 웃었다. 저도 모르게 피로가 잊혀지며 온몸에 새 힘이 솟는듯 했다.
달선생님의 빛은 언제나 교묘했다.
내가 영철이와 자리문제로 싸웠을 때였다. 선생님은 우리에게 이런 벌을 내리셨다.
"너희 둘 서로 안고 운동장 한바퀴 뛰여. 이후에도 누구 쌈하면 마찬가지일거다."
서로 안고 뛰라니? 참으로 전대미문의 처벌이셨다. 친구들은 깔깔깔 웃었고 우리는 다시 싸울 엄두도 못내게 되였다.
"얘들아, 내가 늦은거니?"
달선생님이 오셨다.
"선생님!"
"선생님!"
우리들은 너도나도 선생님께 안겨들었다.
달빛아래에서의 작별공연이 시작되였다. 우리는 다 같이 '무대'우에 올라가 달선생님께서 손수 가르쳐주신 윤동주시인의 '새로운 길'을 읊었다. 무대아래에 있는 유일한 관중에게. 은은한 달빛에 휩싸인 선생님은 정말 환한 보름달 같았다. 평시에 까불던 강호도 오늘은 감정을 살려 목청껏 읊었다.
그다음 우리는 춤을 췄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선생님들창가 지날때마다'라는 노래를 대합창했다. 선생님도 '무대'에 올라와서 같이 불렀다.
별들이 조으는 깊은 밤에도
꺼질줄 모르는 밝은 저 불빛
… …
달빛은 여전히 우리를 감싸고 어루쓸고 있다.
리해횡(목단강시조선족중학교 초중2학년 1반, 지도교원 신영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