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월 시한부 美 32세 암 환자
"광팬의 마지막 소원" 호소에 제작사, 집까지 찾아가 방영
스타워즈 시리즈의 신작 '깨어난 포스' 포스터를 들고 있는 대니얼 플리트우드. /페이스북 캡처
지난 7월 미국 텍사스에 사는 대니얼 플리트우드(32)는 의사에게서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들었다. 남은 생이 앞으로 2개월 정도라는 판정이다. 그는 2년 전부터 방추세포육종이라는 희귀 암을 앓아 왔다. 오래 살기 어렵다는 건 알고 있었다. 그래서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일을 적은 버킷 리스트를 만들어 '복권 사보기' '집에서 아이스크림 만들기' 등을 하나씩 해보고 있었다. 하지만 한 가지는 어려워 보였다. 오는 12월 개봉하는 영화 '스타워즈' 시리즈의 신작 '깨어난 포스(Force Awakened)'를 보는 것이다.
대니얼은 여덟 살 때 아버지와 '스타워즈'를 처음 보곤 '광팬'이 됐다. 그는 잡지 '피플'에 "스타워즈를 보고 또 보면서 내용을 분석했다"며 "만약 시리즈 신작을 볼 수 있다면 행복하게 죽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아내 애슐리가 남편의 마지막 소원을 이뤄주기 위해 나섰다. SNS에 "남편이 개봉 전에 스타워즈를 보게 해달라"고 네티즌에게 호소했다. 남편이 '요다'나 '다스베이더' 같은 등장인물 차림을 한 사진도 올렸다. '포스 포 대니얼(#force for Daniel)'이라는 해시태그(특정 주제에 대한 글임을 알리는 표시)도 달았다. '대니얼에게 힘을 실어달라'는 뜻이다. '포스'는 스타워즈에 나오는 힘의 원천이다.
네티즌 수만 명이 '포스 포 대니얼'을 달고 소원을 들어주자고 뜻을 모았다. '깨어난 포스' 출연 배우인 마크 해밀과 피터 메이휴 등도 동참했다. 한 스타워즈 팬 사이트는 '대니얼 플리트우드를 제다이(광선검을 쓰는 기사)로 임명한다'는 증서를 만들기도 했다. 애슐리는 "(그걸 본) 대니얼이 그렇게 환하게 웃는 모습은 처음 봤다"고 했다.
마침내 꿈은 이뤄졌다. 감독 J.J. 에이브럼스가 4일 대니얼에게 전화를 걸어 "마지막 희망을 이룰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다음 날 영화사 관계자들이 대니얼의 텍사스 집에 찾아가 아직 편집이 마무리되지 않은 영화를 보여 줬다. 애슐리는 페이스북에 이 소식을 전하며 감사 인사를 남겼다. "여러분 모두에게 '포스'가 함께하기를!"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