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영국의 여성 항공모험가 스테이시 커티스-트레일러가 9일 호주 시드니 공항에 도착한 후 두 손을 번쩍 들며 환호하고 있다. 그녀는 지난해 10월1일 영국 햄프셔주 판보러를 출발, 100일 간 2만1000㎞ 가까운 지구 반바퀴를 비행한 끝에 이날 호주에 도착, 1930년 에이미 존슨의 여성 단독비행을 85년 만에 재현했다. <사진 : 스테이시 커티스-테일러의 트위터> 2016.1.6
【서울=뉴시스】유세진 기자 = 지난해 10월1일 영국 햄프셔주 판보러를 출발한 영국의 여성 항공모험가 트레이시 커티스-테일러(53)가 9일 1942년 제작된 보잉사의 스티어먼 '스피리트 오브 아르테미스' 복엽기를 타고 100일 만에 2만1000㎞ 가까이를 단독 비행한 끝에 호주 시드니에 착륙함으로써 1930년 여성 비행의 선구자 에이미 존슨이 23개국에서 약 50차례에 걸쳐 재급유를 하면서 영국으로부터 호주까지 지구 반바퀴를 비행한 대기록을 재현하는데 성공했다고 영국 BBC 방송이 보도했다.
커티스-테일러는 시드니 공항에 도착 후 첫마디로 "한 잔 하고 싶다"고 농담을 건넨 뒤 "거대한 도전을 성공적으로 마쳐 정말 기쁘다. 나를 지지해둔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녀는 유럽을 가로지른 뒤 지중해를 건너 중동의 사막지대를 지난 뒤 파키스탄과 인도 등 아시아를 거쳐 호주에 도착하기까지 악천후와 수면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가장 힘들었던 점은 재급유를 위해 지상에 착륙했을 때 지상에서 재급유가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은 것이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너무 짜증이 나 몇번인가는 이성을 잃고 폭발할 뻔 했다고 커티스-테일러는 덧붙였다. 그녀가 이번 모험에 이용한 '스피리트 오브 아르테메스'호는 비행거리가 짧아 재급유를 위해 자주 착륙해야만 했다.
커티스-테일러는 그러나 "여성 단독으로 지구 반바퀴를 비행하는 것은 세상은 놀라게 할만한 일이며 그래서 이번 비행에 도전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녀는 이어 낮은 고도로 지구 반바퀴를 비행하면서 바라본 풍경은 세계 최고였다. 이번 모험은 세계 최고의 모험이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비행하는 내내 85년 전 에이미 존슨이 어떤 생각을 했을지를 생각했으며 가능하면 존슨 시대의 비행을 그대로 재현하기 위해 장비도 최소한만을 이용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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