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룽장성(黑龙江省) 정부가 양회(两会)에서 임금 체불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가 현지에서 광부 수천명이 이에 대한 항위 시위를 벌여 망신을 당했다.
남화조보(南华早报) 등 홍콩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 11일과 12일 양일간 솽야산시(双鸭山市) 룽마이(龙煤)그룹 산하 광부 수천명이 거리에 나서 '우리는 살아있고 밥을 먹고 싶다', '루하오(陆昊)는 눈 뜨고 거짓말한다'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우리는 생존해야 한다. 횡령범을 붙잡아라" 등의 구호를 큰소리로 외쳤다.
여기에 이들은 솽야산에서 베이징으로 향하는 철로 일부를 점거했다. 이에 현지의 경찰들이 이들을 저지하기 위해 동원됐고 이 과정에서 일부가 경찰 간에 몸싸움을 벌여 체포되기도 했다.
이같은 시위는 지난 6일, '중국 전국인민대표 제4차 회의' 헤이룽장성 기자회견에서 루하오 성장이 "룽마이그룹 산하 광부 8만명 중 어느 누구도 임금이 체불되지 않았다"고 밝힌데서 비롯됐다.
시위에 나선 이들은 현장에서 "6개월 이상 월급을 받지 못했다", "한달에 생활보조금 수백위안(1위안=175원)으로 살아야 했다"며 자신들의 임금 체불 사실을 알렸다.
시위 후 헤이룽장성 정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뒤늦게 임금 체불 사실을 시인했다. 루하오 성장은 12일 오후 열린 룽마이그룹 빈곤해결 발전업무 회의에서 "이전까지 파악된 보고현황은 사실과 달랐다"며 "룽메이그룹에서는 여전히 광부들의 월급을 비롯해 각종 보험금이 체불돼 적지 않은 이들이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례를 교훈으로 삼아 현지 기업들의 어려움을 교류하고 합리적인 요구를 존중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룽마이그룹은 중국 동북지역 최대 탄광기업으로 경제성장 둔화에 따른 석탄 수요 급감으로 인해 경영난이 심각해져 인원을 감축하고 시정부에 여러 차례 도움을 호소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온바오 박장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