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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생물 생존비법 찾아내면 극한 지구환경도 극복

[기타] | 발행시간: 2012.02.16일 21:10
지구가 불덩어리에 휩싸이거나, 갑자기 빙하기가 와도 살아남는 생물이 있을까. 극심한 가뭄이 닥쳐 물이 고갈되거나 핵전쟁이 일어나도 종족을 보존하는 생물이 존재할까. 답은 '그렇다'이다.

극한상황이 닥치면 인간은 멸종하겠지만, 지구상에는 마지막까지 살아남을 '극한생물'이 살고 있다고 과학자들은 말한다. 극한생물은 방사성물질이 득실대는 연못, 펄펄 끓는 바닷물 속에서도 증식하며 번성할 수 있다. 이들에게는 극한환경이 오히려 살기 편한 곳이다.

심해 열수구 분출구 주변을 예티 게가 뒤덮고 있다. | 플로스 바이올로지 제공

올해 들어 극한생물이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지난달 3일 영국 옥스퍼드대 알렉스 로저스 교수팀은 2010년 무인잠수정 이시스호를 동원해 남아메리카와 남극대륙 사이의 바다 밑에 있는 대양저산맥을 탐사했다. 그 결과 수심 2600m 지점에 있는 해저 열수구(바다 밑 활화산)에 생태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최초로 밝혀냈다. 해저수온은 0도로 생물이 살기에 비교적 적합하지만, 열수구에서 나오는 열수는 323도로 아주 뜨거워 보통의 생물은 살 수 없다. 이 연구결과는 온라인 국제학술지 '플로스 바이올로지'에 실렸다.

남극 심해 열수구에서 발견된 신종 예티 게. 몸길이는 15~20㎝. 몸은 흰색이고 단단한 껍질로 쌓여 있다. 껍질 표면에 섬모가 나있어 박테리아를 직접 길러서 먹는다. | 플로스 바이올로지 제공해저 열수구에서 사는 대표적인 생물은 신종 '예티 게'다. 이들은 빛이 없고 온도도 높은 극한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몸에 직접 식량을 키워 먹는다. 예티 게는 몸에 섬모(잔털)가 나 있다. 이 섬모가 먹이인 박테리아를 기르는 농장 역할을 한다.

지난달 초 영국 사우스햄튼대 국립해양센터 연구진도 수심 5000m에서 온도가 450도 이상인 심해 열수구 '블랙 스모커'를 탐사한 결과 신종 새우를 발견했다. 이 새우는 이제까지 발견된 새우 가운데 가장 열악하고 깊은 해저에서 서식하는 극한생물로 기록됐다. 이 새우의 특징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과학자들은 등에 빛을 느끼는 감각세포가 있어 바닷속에서도 먹이를 인지해 생명을 유지하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러시아 남북극연구소(AARI) 연구진은 남극 얼음 3700m 아래에 있는 신비의 호수 보스토크호를 탐사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연구진은 지난 10년간 호수 위 얼음 한복판에 시추공을 뚫었다. AP통신은 지난 9일 러시아 연구진이 보스토크호 표면에 도달하는 데 성공했다고 전했다. 이 호수를 탐사하려는 이유는 극한생물의 발견 가능성 때문이다. 이 호수는 수천만년 동안 지구 환경과 단절돼 있었다. 남극의 기후가 급격히 변하면서 두꺼운 얼음층 아래 갇혀버렸기 때문이다. 호수 탐사를 통해 인간이 존재하기 전 지구의 환경에 대해서도 연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극한생물이 알려진 것은 50년도 채 안됐다. 세계적인 미생물학 권위자 토머스 부룩 박사(미국)가 처음으로 극한생물의 존재를 학계에 공식 보고한 것이 계기다. 그는 1967년 과학저널 '네이처'에 '고온에 적응한 미생물들'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빛이 없는 해저에서 분출하는 열수구에 생물이 산다는 사실이 처음 알려진 것도 1977년이다.

극한생물은 신종 생물 발견이라는 의미뿐 아니라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응용폭이 넓다. 극한생물이 극한환경에 적응하는 비결은 '극한 효소'다. 이를 이용하면 인간도 극한환경에서 활동할 수 있게 된다. 가령 북극해의 찬 바닷물에 사는 넙치는 결빙 방지제를 스스로 만들어낸다. 이를 활용하면 배아세포를 장기간 냉동보관할 수 있다. 혈소판도 장기간 냉동보존하는 게 가능하다. 최근에는 메탄가스를 만들어내는 극한미생물을 이용해 에너지를 얻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한국해양연구원 이정현·강성균 박사 연구팀은 2010년 9월 파퓨아뉴기니 해저 열수구에서 초고온성 극한미생물인 서모코쿠스 온누리네우스 1번 균주를 발견하고 이 균주의 에너지대사 과정을 네이처에 발표했다. 이 미생물은 개미산과 일산화탄소를 이용해 수소와 에너지를 만들 수 있다. 개미산은 잘 녹지 않아 이를 이용한 에너지 생산이 어려웠으나 극한미생물의 발견으로 가능해졌다. 연구진은 극한미생물을 이용해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각광받는 바이오수소 생산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 목정민 기자 mok@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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