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재 패션' 탈출법
①슈트, 신뢰감 주는 남색 줄무늬
②재킷 소매는 셔츠보다 1㎝ 짧게
③바지 아랫단은 접히지 않도록
④비즈니스 캐주얼은 짙은 색 재킷에 옅은 색 바지
⑤야유회 갈 땐 카디건+운동화
젊은 후배들과 어울려 보고자 '아재 개그'도 하고, 와인 회식도 하는 부장님.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봐도 거리가 좁혀지지 않는다면, 옷차림을 살펴봐야 한다. 통 넓은 바지에 후줄근한 재킷을 입는다면 '자기 관리도 못 하는, 시대에 뒤떨어진 상사'라는 인상을 주고 있을지도 모른다.
소학의 수신편(修身篇)에선 "용모단정하고 의관정제하라"고 가르치고 있다. 중국 당나라 때 관리를 등용하는 시험에서 인물평가의 기준으로 삼았던 '신언서판(身言書判)'은 신수(身手) , 즉 몸가짐을 최우선으로 친다. 직장에서의 옷차림은 단지 멋 내기를 위한 것이 아니라 업무의 연장이다.
◇'아이가 아빠 옷 입은 듯'은 금물
16년 차 직장인 최문수(40)씨가 잘못된‘아재패션’사례를 시연했다. 철 지난 스리버튼 재킷에 소매 길이가 길어 셔츠가 안 보인다. 통이 넓은데다 밑단이 접힐 정도로 긴 바지를 입고 있다. 몸에 딱 맞는 투버튼의 네이비 스트라이프 정장(맨 오른쪽)을 입자 날씬해 보인다. 비즈니스 캐주얼에선‘상농하담’의 콤비를, 캐주얼에선 밑단을 접어 올린 면바지와 운동화를 착용했다. /이명원 기자, 의상협찬=마에스트로, 헤지스
영화 '킹스맨'의 주인공은 '슈트는 현대인의 갑옷'이라고 한다. 협상이나 회의 자리에서 슈트 차림은 나의 상태와 기분을 나타낸다. 맞춤복을 만드는 '장미라사'의 이영원 대표는 "단 한 가지를 꼽으라면 네이비 스트라이프(남색 줄무늬) 슈트다. 힘이 있어 보이고 신뢰감을 준다"고 했다. 신사복 브랜드들도 유행으로 네이비 스트라이프를 꼽았다. 멀리서 보면 단색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잔잔한 무늬가 있는 '마이크로 패턴'도 요즘 인기다.
중년 남성들이 제일 많이 범하는 오류가 아버지 옷을 입은 듯 펑퍼짐한 스타일이다. 재킷 소매가 너무 길거나 소매통과 바지통이 헐렁한 경우다. 재킷 소매 길이는 셔츠 소맷단이 1㎝쯤 나올 정도, 바지는 서 있을 때 아랫단이 주름 잡히지 않고 자연스럽게 펴지는 길이가 적당하다. LF 신사사업부의 조현진씨는 "어깨에 들어가는 패드가 얇고 가벼워진 게 최근 추세"라고 했다.
반소매 셔츠도 권장 사항이 아니다. 조씨는 "여름에도 재킷 안에 긴소매 셔츠를 입는 게 보기 좋다"며 "요즘에는 여름에도 시원하게 입을 수 있는 기능성 소재의 셔츠가 많다"고 했다. 스트라이프 슈트 안에는 흰색 셔츠를, 마이크로 패턴이나 단색 슈트에는 스트라이프 셔츠를 맞춰 입으면 좋다. 넥타이는 너무 가늘거나 광택이 있는 것을 피해야 한다. 직장인 이수정(34)씨는 "회사 여자 동료가 최악으로 치는 것은 큐빅이 박힌 넥타이"라고 했다.
◇비즈니스 캐주얼, 대충 입는 옷이 아냐
최근에는 정장보다 비즈니스 캐주얼을 정규 복장으로 채택한 회사가 많다. 비즈니스 캐주얼을 그저 '비즈니스와 캐주얼의 결합'이라고만 생각하고, 폴로 셔츠와 같은 캐주얼 차림에 재킷만 걸친다면 잘못이다. 셔츠를 입고 면이나 울 소재의 재킷을 걸치는 것이 기본이다.
상·하의를 각각 다른 색상으로 맞춰 입는 '콤비' 차림에선 '상농하담(上濃下淡)' 혹은 '상담하농(上淡下濃)'이 공식이다. 베이지색 면바지를 입었다면, 위에는 네이비색 재킷을 입는 식이다. '한국 신사'의 저자인 이헌씨는 "바지를 입을 땐 끝이 접히면 안 된다. 바지 길이가 짧으면 키가 작아 보인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비즈니스 캐주얼의 경우엔 잘라 입고, 캐주얼을 입을 땐 접어 입으면 된다"고 했다. 접을 때는 신발이 충분히 보일 정도여야 한다.
야유회나 주말 출근할 때 '아저씨'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등산복이나 바람막이를 입고 나타난다. 면바지나 청바지에 티셔츠, 블루종(등이 블룩한 점퍼)이나 카디건만 걸쳐도 젊고 날씬해 보인다. 그리고 운동화를 잊지 말자. 대기업 과장인 이지예(37)씨는 "면바지 밑에 정장 구두를 신은 아저씨를 보면 여자가 치마 정장에 운동화를 신는 것만큼이나 이상하다"고 했다. 'TPO'(Time·Place·Occasion)를 맞추면 일단 50점은 먹고 들어간다.
조선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