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장쑤성 陳씨 할아버지 내외 72번째 생일 전날 토네이도 덮쳐
천웨이군이 한날 돌아가신 할아버지·할머니의 사진을 들고 서 있다. /현대쾌보
같은 날 세상에 와서 결혼한 노부부가 일흔두 번째 생일을 하루 앞두고 마을에 토네이도가 덮치는 바람에 함께 하늘나라로 떠났다고 중국 현대쾌보(現代快報)가 28일 보도했다.
지난 23일 50여년 만에 최악의 토네이도가 덮친 중국 장쑤성(江蘇省) 옌청시(鹽城市)에 살던 천(陳)씨 할아버지 내외는 이날 집이 허물어지면서 쏟아진 벽돌에 깔려 참변을 당했다. 일흔둘 동갑인 부부는 생일마저 음력 5월 20일로 같았다. 양력으로는 올해 6월 24일, 숨진 다음 날이 바로 부부의 생일이었다.
천씨 할아버지는 건강이 나빠 힘든 일을 못 하는 아들, 고 3 수험생인 손자와 일곱 살 손녀를 돌봐야 하는 며느리를 대신해 고령에도 돈벌이에 나서야 했다고 한다. 노부부의 손자 천웨이(陳威)군은 "할아버지는 손자의 대학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채소 씨앗과 누에콩, 거위 등을 내다 파셨다"고 말했다.
어려운 형편 탓에 틈틈이 아르바이트를 해온 천군은 지난 5월 치른 대입 선발고사에서 4년제 대학을 갈 수 있는 성적을 거뒀다. 그는 할아버지·할머니의 생일인 24일 성적표를 받았지만 "대학생이 된 손자의 모습을 보고 싶다"던 그들의 꿈을 끝내 들어주지 못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번 토네이도로 장쑤성에서는 98명이 숨지고 846명이 부상을 당했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