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 우울증을 앓고 있다고 주장하는 한 누리꾼이 온라인에 올린 방 사진 두 장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고 영국 BBC방송이 6일(현지시간) 전했다.
아이디 '@OP'인 한 누리꾼은 최근 SNS에 자기 방을 청소하기 전과 후 모습을 담은 사진 두 장을 올렸다. 청소를 하기 전 방 바닥은 플라스틱 음료수 병과 과자봉지, 휴지 등으로 발 디딜 틈이 없고 침대 또한 마구 벗어놓은 옷과 던져놓은 책, 아무렇게나 버린 쓰레기들로 난장판이다.
이 누리꾼은 "심각한 우울증을 앓고 있는 탓에 방 청소나 다른 집안일을 할 여력이 없었다"며 "보다시피 지난 수개월 동안 내 방은 이렇게 지저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지난 금요일(2일) 큰 결심을 했고 마침내 해냈다"며 사흘 내내 치웠다는 ‘애프터’ 방 사진을 함께 올렸다.
'@OP'는 "여러분은 내가 드디어 방바닥을 (다시) 갖게 된 사실을 목격하고 있다"며 "내 귀여운 곰 인형 ‘Nalle’에게도 인사하시라"고 적었다. 그는 "나 자신도 방 청소를 한 게 그리 대단한 일이 아니라는 것쯤은 안다"며 "하지만 내겐 방 청소가 세상을 향한 문 하나를 갖게 됐다는 의미"라고 자랑했다. 이어 "나는 지금 안정된 상태이며 이 놀라운 기분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을 뿐"이라고 끝맺었다.
이 포스트는 올라온 지 하루도 채 안돼 조회수가 30만이 넘을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특히 그와 마찬가지로 우울증을 겪고 있다는 누리꾼들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한 누리꾼은 "심각한 우울증을 겪는 사람으로서 이 포스트는 나를 매우 기쁘게 한다. 절대 우울증에 굴복해선 안된다"고 격려했다. 또다른 누리꾼도 "당신의 포스트가 제게 큰 용기를 줬습니다"고 고마워했다.
하지만 시큰둥한 분위기의 댓글도 상당했다. 방 청소를 하지 않는 것은 우울증이 아니라 젊은 날의 흔한 무기력이나 게으름일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한 누리꾼은 "@OP, 너무 걱정 마세요. 난 우울증은 아닌데 내 방은 당신 방과 똑같거든요"라고 빈정댔다. 또 다른 누리꾼도 "도대체 우울증과 게으름의 차이가 뭐야"라고 비판했다.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