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과수, 어선 화재 감식·시신 검안 등 '화인·사인' 조사
목포해경 "한·중 관계 등 고려 최대 신중·공정 수사"
(목포=연합뉴스) 박성우 기자 = 지난달 29일 전남 홍도 해상에서 화재로 선원이 숨진 중국어선 소감어04012호(180t) 사건에 대한 수사는 화재와 선원 사망과의 인과관계 규명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1일 목포해경에 따르면 화재 발생 이후 선원 3명이 숨진 채 발견된 데 따라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한 화재 원인 규명이 이번 수사의 핵심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화인이 어떻게 규명되느냐에 중국어선 측의 과실이나 실화, 또는 방화인지, 검문검색 과정에서 해경이 투척한 섬광폭음탄에 의한 것인지 3명의 사망에 대한 책임소재도 가려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번 화재가 중국 어선 측의 잘못에 의한 것으로 규명될 경우 선장 등은 사법처리될 가능성이 크다.
섬광폭음탄에 의한 화재로 판명되면 정당한 공무집행 과정에서 빚어진 만큼 면책 여부, 과잉진압 논란 등 사건이 매우 복잡한 양상으로 진행될 개연성이 높다.
또 자칫 한중 양국 간 불편한 관계를 초래하는 쪽으로 불똥이 튈 우려도 없지 않다.
해경이 '수사가 최대한 신중하고 공정하게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선언한 것도 이런 배경이 깔려 있다.
이 같은 수사환경인 만큼 주변에서는 이번 수사가 마무리되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과수 팀은 전날 오후부터 목포 한 병원 장례식장에 안치된 선원 시신 3구에 대한 검안 등 사인규명 활동을 벌였다.
목포해경 전용부두에 예인된 소감어호의 화재 현장을 둘러보며 화인감식 작업은 이틀째 진행 중이다.
해경은 소감어호가 다른 중국 어선허가증을 걸고 조업한 무허가 어선임을 확인, 전날 선장 양모(41)씨를 EEZ어업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추가 조사를 계속 하고 있다.
나머지 생존 선원 13명에 대해서도 조사가 진행 중이다.
해경은 선장 등으로부터 소감어호가 정선명령 불응을 넘어 해경 대원이 배에 올라탔는데도 도주를 감행한 이유가 무허가 어선으로 적발될 것을 두려워한 때문이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해경은 또 소감어호에 올라타 섬광폭음탄을 투척하며 검문검색을 벌인 해경대원 12명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소감어호는 지난달 29일 오전 9시 45분께 우리측 배타적 경제수역(EEZ)인 신안군 홍도 남서쪽 70㎞ 해상에서 해경에 검문검색을 받던 중 불이 나 선원 17명 가운데 14명은 해경에 구조됐지만 3명은 숨졌다.
목포해경은 "이번 사건은 국과수의 화인 감식 결과에 따라 가닥이 잡힐 것 같다"며 "특히 중국과 외교적 관계 등도 감안 최대한 신중하고 공정한 수사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