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et] 올 가을, 바이올린 여제들의 '마력의 현'이 잇따라 무대를 수놓는다.
독일의 바이올리니스트 안네 소피 무터(Anne-Sophie Mutter), 율리아 피셔(Julia Fischer)와 정경화가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10~11월 각각 독주회를 연다.
▲ 바이올린의 살아있는 전설 안네 소피 무터가 데뷔 40주년 맞아 14일 서울 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른다.
첫 무대는 올해 데뷔 40주년을 맞은 바이올리니스트 안네 소피 무터다.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Herbert von Karajan, 1908-1989)의 눈에 띄어 열다섯에 베를린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한 무대에 섰던 그는 연주 인생 40년째 접어들었다.
14일 무대에 오르는 그는 고전과 낭만을 아우르는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베토벤 피아노 3중주 B플랫장조 '대공', 모차르트 바이올린 소나타 A장조 K526, 레스피기 바이올린 소나타 B단조, 생상 서주와 론도 카프리치오소 Op. 28을 들려준다.
또한 무터는 자신이 세운 음악재단 ‘안네 소피 무터 재단’에서 길러낸 뒤셀도르프 심포니 수석 첼리스트 김두민과 함께 무대에 선다. 그들이 선사하는 곡은 베토벤의 '대공’이다.
김두민 첼리스트를 "드라마가 있고 열망이 있는 연주자"로 소개한 무터는 "김두민과 한국에서 트리오 연주를 하고 싶었다"며 "베토벤 피아노 3중주 '대공'은 나와 김두민, 그리고 한국 청중과의 관계를 나타내는 상징적인 곡"이라고 말했다.
▲ 독일의 바이올리니스트 율리아 피셔가 21일 한국에서 첫 독주회를 갖는다. 그의 매력인 섬세한 프레이징, 세련된 감정표현과 테크닉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힐러리 한, 야니네 얀선과 함께 '21세기 바이올린 트로이카'로 불리는 율리아 피셔는 21일 한국에서의 첫 독주회를 갖는다.
2000년대 이후 유럽의 음악 평론가와 관객들을 사로잡아 온 그의 섬세한 감성과 테크닉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세 살부터 바이올린을 연주한 그는 바이올린뿐 만 아니라 피아노 연주에도 탁월한 재능을 보여 다재다능한 연주가로 알려져 있다.
21일 공연은 피셔의 감성과 기교를 즐길 수 있는 레퍼토리로 구성됐다. 드보르자크의 바이올린 소나티나 G장조, 슈베르트의 바이올린 소나티나 D장조, 브람스의 바이올린 소나티나 3번 D장조를 연주한다.
특히 클래식 팬들 사이에서 그의 슈베르트 연주가 화제가 되고 있다. 피셔의 여성스러우면서도 에너지 넘치는 연주가 슈베르트의 음악과 잘 맞아 떨어진다는 평가다. 이번 무대에서 그는 피아니스트 마틴 헬름헨(Martin Helmchen)과 함께 격정적인 슈베르트 연주를 선보일 예정이다.
▲ 한국의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가 다음달 19일 무대에서 바흐 무반주 소나타와 파르티타 전곡 6곡을 연주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는 다음달 19일 바흐 무반주 소나타와 파르티타 전곡 등 6곡을 연주한다. 그가 이 곡을 연주하는 것은 처음이다.
지난 2005년 손가락 부상으로 5년 동안 연주활동을 중단했던 그는 바흐의 곡을 들으면서 고통을 이겨냈다고 한다. 그는 "온 영혼을 바쳐 도전하고 싶은 바흐"를 꺼냈다.
바흐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 3곡과 파르티타 3곡을 들려주는 이번 공연은 연주자들에게도 한계를 시험하는 독주회다. 깊이 있는 해석과 고도의 집중력, 단단한 체력까지 요구하는 레퍼토리이기 때문이다. 총 연주 시간만 3시간에 이르기 때문에 인터미션도 두 차례 갖게 된다.
정경화는 “바흐의 이 작품들은 나의 음악 여행에서 끝나지 않는 도전과도 같다”며 “가장 순수한 기쁨을 안겨줄 음악이자 주위의 모든 것이 사라져도 오직 매달리고 싶은 단 하나의 음악”이라고 말했다.
이하나 코리아넷 기자
사진 크레디아, 빈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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