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지구와 비슷한 크기 행성계]
트라피스트-1(왼쪽)과 7개 행성들의 상상도/자료=NASA
태양계 밖에서 지구와 비슷한 크기에 지표면 온도도 낮아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 외계 행성 7개가 한꺼번에 발견됐다.
미국과 유럽 8개국 국제 공동연구진은 지구에서 39광년(370조㎞) 떨어진 곳에 위치한 '트라피스트-1(TRAPPIST-1)'이라는 왜성(矮星) 가까이에 지구와 비슷한 크기, 유사한 환경을 가진 외계 행성 7개가 공전하고 있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지구와 크기·환경조건 등이 유사한 외계 행성이 하나의 별 주위에서 7개나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무엇보다 연구진이 당초 '지구형 행성'이 집중된 곳을 선택해 관측한 것이 아닌 만큼 우주에는 지구와 같은 행성이 예상보다 많을 수 있다는 근거를 제시한 연구로 관심을 모은다.
연구진에 따르면 7개 행성의 공전 주기는 약 1.51~20일로 태양계 목성을 도는 위성들과 비슷하다. 행성들의 반지름은 지구의 0.76∼1.13배, 질량은 지구의 0.41∼1.38배로 지구와 비슷한 크기이다. 밀도 또한 지구의 0.6∼1.2배 수준으로 비슷하게 나왔다. 연구진은 주로 암석으로 이뤄진 ‘지구형 행성’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놨다.
또 트라피스트-1의 빛에너지 복사, 주변 7개 행성의 궤도를 고려하면 이 행성들의 표면온도는 섭씨 0∼100도 안팎으로 추정된다. 행성 표면에 물이 있다면 액체 상태로 존재할 가능성이 높아 생명체가 존재할 여건을 갖췄다는 해석이다. 네덜란드 라이덴대학 천문대의 이그나스 스넬렌 박사는 네이처 논평 논문에서 “3개 행성에는 지구처럼 바다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지난해 5월 ‘트라피스트-1’ 주변에 지구형 행성 3개를 발견했다는 네이처 논문의 후속으로 이뤄졌다. 처음엔 행성이 3개라고 발표했는 데 이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적외선 우주망원경 '스피처'와 스페인 카나리 제도에 있는 직경 2m 리버플망원경 등 7개의 지상 관측시설을 동원해 이 행성계를 1333시간 동안 추가 관측한 결과 총 4개의 행성을 추가로 찾은 것이다. 연구진은 “앞으로 유럽 초대형망원경(E-ELT)과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이 완공되면 물과 생명체가 있는지 정확하게 추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준영 기자 joon@
출처: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