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간) 열리는 독일 총선을 일주일 앞두고 극우정당의 의회 입성이 현실화하고 있다.
현지 주간 빌트암존탁이 지난 17일 발표한 엠니드 여론조사에서 극우 ‘독일을위한대안(AfD)’은 지지율 11%로 3위를 차지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기독민주·기독사회연합(36%), 마르틴 슐츠가 이끄는 사회민주당(SPD·22%) 바로 다음이다. 최소 지지율 5%를 여유 있게 넘어 2013년 2월 창당한 지 4년7개월 만에 의회 진출이 유력하다.
AfD는 난민 추방을 앞세운다. 당 지도부는 인종차별 발언으로 여러 차례 구설에 올랐다. 이런 AfD가 10% 안팎의 지지율을 유지하는 것을 두고 반난민 정서로 세력을 키웠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AfD의 지지율을 설명하기는 어렵다.
사민당 소속 지그마어 가브리엘 외무장관은 지난 14일 슈피겔 인터뷰에서 “AfD 지지자 모두가 극우는 아니다”라면서 메르켈 총리가 경제적·사회적으로 소외된 이들을 제대로 살피지 못해 AfD가 커졌다고 지적했다.
최근 파데보른대 연구진이 유권자 50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서 AfD 지지자들의 평균 순소득은 월 1664유로(약 224만원)였다. 전체 평균 1682유로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 연구진은 유로화 위기 이후 고소득자들까지 불안감을 느끼기 시작했고, AfD가 그 틈을 파고들었다고 설명했다. 슈피겔은 이 조사를 인용해 빈곤이나 실업보다 정서적 문제가 크다고 8일 보도했다. 과거에 대한 박탈감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원인이라는 것이다.
AfD의 의회 진출 가능성에 정계 우려는 커지고 있다. 가브리엘 장관은 “나치의 제국의회 연설 이후 70년 만에 극우가 의회에 진출하게 생겼다”고 말했다.
총선에서 예상대로 기민·기사연합과 사민당이 각각 1·2위를 차지하고 서로 연정을 맺는다면 AfD가 제1야당이 된다. 관례에 따라 부의장이나 예산위원장 같은 굵직한 자리까지 요구할 수 있다.
현지 일간 빌트는 기성정당들이 AfD 소속 위원장을 집단 거부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누구도 AfD가 옆자리에 앉는 것을 원하지 않아 의석 배치 다툼도 벌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지난 70년간 전례 없었던 극우의 의회 진출이 가까워지면서 빚어지고 있는 풍경이다. 기독민주연합의 한 당직자는 미국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그 누구도 AfD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외신
출처: 료녕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