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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이란 대리전 '예멘의 비극'

[기타] | 발행시간: 2017.12.05일 07:40
유엔 구호단체가 최근 내전이 격화된 예멘에서 철수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유엔이 수도 사나의 유엔 구호대원 약 140명에게 철수령을 내렸다고 3일 전했다. 그러나 공항 인근에서 교전이 이어져 이들을 태울 비행기는 인근 지부티에서 대기 중이다.

유엔마저 손을 떼면 예멘의 인도주의 위기는 더더욱 걷잡을 수 없이 번지게 된다. 내전이 격화된 지난 2년 반 동안 예멘에선 1만여 명이 폭격과 교전 등 폭력 행위로 숨졌고, 올해 4월부터 창궐한 콜레라에 90만 명이 감염됐다. 인구의 70%인 2000만 명에게 긴급 식량 지원이 필요하고 700만 명이 당장 아사 위기에 몰렸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3일 성명을 발표해 “예멘 국민은 이미 세계에서 가장 큰 인도주의적 위기에 휘말려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시리아와 이라크 등에 밀려 가려져 있던 예멘이 세계의 이슈 메이커로 급부상하고 있지만 이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대리전’으로 변질된 이 내전이 끝날 희망도 보이지 않는다.

아라비아반도 남부의 예멘은 2세기 그리스 지리학자 프톨레마이오스가 ‘축복받은 아라비아’라고 칭송할 정도로 전략적 요지에 자리 잡고 있다. 원시림과 사막이 공존하는 자연 환경이 다채롭고, 인도양과 홍해를 끼고 있어 무역이 발달할 조건도 두루 갖추었다. 하지만 2800만 명의 인구가 수니파(56%)와 시아파(44%)로 나뉜 것이 불행의 결정적 씨앗이었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지 자기 종파를 등에 업고 상대 종파를 억누르는 정책을 폈고 쿠데타가 끊이지 않았다.

최근 이어진 내전으로 예멘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시아파 무장조직 ‘후티’ 장악 지역, 사우디 주도의 수니파 동맹군 장악 지역, 급진 수니파 과격단체 알카에다 추종세력 장악 지역으로 삼등분됐다.

하지만 어느 한쪽도 결정적 우위는 점하지 못했다. 내전이 정규전 양상이 아닌, 적과 시민을 구분하기 어려운 게릴라전이 됐기 때문이다. 강력한 군사력을 가진 이스라엘이 비정규 무장조직 헤즈볼라에 고전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지역의 맹주 사우디가 지난 3년 동안 수없이 공습을 감행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민간인을 학살한다”는 비난뿐이었다. 사우디는 고육지책으로 후티가 점령한 지역을 봉쇄해 고사시키려 하고 있지만 민간인 피해는 더욱 급증하고 있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최신호는 ‘예멘은 어떻게 지구상에서 가장 비참한 곳이 되었나’라는 기사를 통해 “압도적인 세력이 나타나지 않는 한 예멘 국민의 불행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예멘 내전에는 비단 사우디와 이란의 입김만 작용하는 것이 아니다. 사우디 뒤엔 다시 미국과 영국 등 서방 강대국이 있고, 이란 뒤에는 러시아가 있다. 강대국들은 사우디와 후티 반군에 무기를 파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5월 사우디를 방문해 후티 반군 소탕 작전에 지지를 보내고 1102억 달러(약 120조 원)어치의 무기를 팔았다. 유럽은 2016년 사우디에 대한 무기 판매를 무제한 허용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예멘 내전은 사우디에 대한 미사일, 폭탄 판매를 대폭 늘린 영국의 방위 산업에 내린 축복”이라고 비꼬았다.

이코노미스트는 “예멘 국민들은 누가 이기든 관심이 없고, 단지 전쟁이 끝나기만 원한다”며 예멘이 제2의 소말리아나 아프가니스탄이 되면 종국적 피해는 강대국에 돌아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BBC 등은 알리 압둘라 살레 전 예멘 대통령이 후티 반군에 살해당했다고 4일 전했다. 살레는 2011년 ‘아랍의 봄’으로 반정부 시위가 거세지자 2012년 2월 대통령직에서 쫓겨났다. 살레 추종 세력은 후티 반군과 함께 현 예멘 정부와 맞섰지만, 최근 후티 반군과 갈라섰다.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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