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애니메이션 두 편이 14일(현지시각)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상영됐다. 사우디가 35년 동안 고수해 온 ‘상업 영화 상영 금지’ 정책이 공식적으로 막을 내렸다.
영화관으로 임시 개조한 문화회관에서 상영된 작품은 지난해 개봉된 소니픽처스의 ‘이모티 더 무비’와 드림웍스의 ‘캡틴 언더팬츠’다. ‘이모티 더 무비’는 작년 국내에도 개봉했었고, ‘캡틴 언더팬츠’는 원작 동화가 국내에 ‘빰빠라밤 빤쓰맨’이라는 제목으로 번역 출간됐다.
(왼쪽부터) 드림웍스의 ‘캡틴 언더팬츠’와 소니픽처스의 ‘이모티 더 무비’
이날 부모 손을 잡고 극장에 온 어린이들은 팝콘과 콜라 등을 먹으며 영화를 즐겼다고 사우디 언론들은 전했다. 이슬람 근본주의 영향력이 강한 사회 정서를 감안해 이 애니메이션들이 상영 전 재편집됐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상업 영화 상영은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주도하고 있는 국가 개혁 정책의 일환이다. 사우디 정부는 지난해 그리스 음악가 야니의 콘서트를 개최하면서 좌석 성별 구분을 없앴고, 최근에는 프로축구 경기장에 여성 관객을 입장시켰다.
사우디 엔터테인먼트청은 오는 3월 영화 전용 상영관을 정식으로 개관하고, 2030년까지 전국에 영화관 300곳(스크린 기준 2000개)을 설치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영화 산업을 집중 육성해 일자리16만개를 창출한다는 청사진도 세우고 있다.
영화관 빗장을 푼 사우디가 세계 영화 시장의 큰 손이 되리라는 기대도 나온다. 미국의 유명 만화 비평가인 아미드 아미디는 “지난해 할리우드 영화사 티켓 판매 수입이 22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정도로 침체돼 있었는데, 사우디에서 극장 영화 상영이 재개됐다는 건 희소식”이라고 말했다.외신
출처:료녕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