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듬이방망이와 홍두깨, 연변박물관 소장.
방망이는 일명 방치라고도 하며 빨래방망이와 다듬이방망이가 있다. 홍두깨는 방망이와 마찬가지로 박달나무 같은 단단한 나무를 가운데가 약간 굵고 량쪽으로 가면서 가늘게 깎아 만든다. 다듬이방망이와 홍두깨는 옷이나 빨래의 구김살을 펴고 옷감 특유의 광택과 촉감을 살리며 풀기가 옷감에 골고루 배여들게 하는 옷감 손질용 생활용품이다.
우리말 속담에 “가는 방망이 오는 홍두깨”라는 말이 있다. 이쪽에서 방망이로 저쪽을 때리면 저쪽에서는 홍두깨로 더 호되게 이쪽을 때린다는 뜻으로 자기가 한 일보다 더 가혹한 갚음을 받게 되는 경우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방망이를 깎던 로인〉이라는 수필이 한국 중학교 국어교과서에 실려있다. 1930년대 서울 동대문에서 있었던 사소한 일을 회억한 글이다.
“벌써 40여년전이다. 동대문 맞은편 길가에 앉아서 방망이를 깎아 파는 로인이 있었다.
‘좀 싸게 해줄 수 없습니까?’ 했더니 ‘방망이 하나 가지고 에누리하겠소? 비싸거든 다른 데 가 사우.’
대단히 무뚝뚝한 로인이였다. 처음에는 빨리 깎는 것 같더니 저물도록 이리 돌려보고 저리 돌려보고 굼뜨기 시작하더니 마냥 늑장이다. 내가 보기에는 그만하면 다 됐는데 자꾸만 더 깎고 있었다.
‘더 깎지 않아도 좋으니 그만 주십시오.’라고 했더니 화를 버럭 내며 ‘끓을 만큼 끓어야 밥이 되지 생쌀이 재촉한다고 밥이 되나.’한다.
차를 놓치고 다음 차로 가야 하는 나는 불쾌하기 짝이 없었다.
집에 와서 방망이를 내놨더니 아내(안해)는 이쁘게 깎았다고 야단이다. 집에 있는 것보다 참 좋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전의 것이나 별로 다른 것 같지가 않았다. 그런데 아내의 설명을 들어보니 배가 너무 부르면 옷감을 다듬다가 치기를 잘하고 같은 무게라도 힘이 들며 배가 너무 안 부르면 다듬이살이 펴지지 않고 손에 헤먹기 쉽단다. 요렇게 꼭 알맞은 것은 좀체로 만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나는 비로소 마음이 확 풀렸다. 그리고 그 로인에 대한 내 태도를 뉘우쳤다. 참으로 미안했다. 나는 그 로인을 찾아가서 추탕에 탁주라도 대접하며 진심으로 사과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다음 일요일에 상경하는 길로 그 로인을 찾았다. 그러나 그 로인이 앉았던 자리에 로인은 있지 아니했다. 나는 그 로인이 앉았던 자리에 멍하니 서있었다. 허전하고 서운했다. 내 마음은 사과드릴 길이 없어 안타까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