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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탤지어' 동팡저우 그림자에 비친 가가와

[기타] | 발행시간: 2012.07.26일 07:47

[데일리안 스포츠 = 이충민 객원기자]EPL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전 세계 축구선수들에게 '유토피아'로 꼽히는 배경에는 경력과 나이를 불문하고 잠재력을 최우선에 두는 영입 철학도 깔려있다.

노숙자 쉼터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길거리 축구선수 베베(22)의 신데렐라 성공기도 맨유라 가능했다. ‘차이나 피터팬’ 동팡저우(27·아르메니아 미카)도 마찬가지다.

만년 유망주로 불렸던 동팡저우는 지난 2004년 50만 파운드라는 결코 적지 않은 이적료를 기록하며 맨유에 입성하는 영광을 안았다. 당시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동팡저우의 타고난 신체조건과 서전트 점프력에 큰 기대를 걸었다. 옥에 티였던 미완성 기본기는 잠재가치 하나로 불식됐다.

맨유는 3년 동안 동팡저우 미래에 투자했다. 훈련장과 가까운 곳에 쾌적한 숙소를 제공하고 명품 자동차도 지원했다. 구단 내 식당에는 아시아 출신 일류 요리사를 초빙, 중국인 맞춤형 식단도 준비했다. 말 그대로 동팡저우가 축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풀 서비스를 제공한 셈이다.

동팡저우는 2004년 상반기 벨기에 2부 로얄 앤트워프로 임대되어 2006년까지 ‘61경기 33골’을 기록하는 등 순조롭게 유럽에 적응하는 듯했다. 이후 퍼거슨이 동팡저우의 발전 가능성을 확인하고 맨유로 복귀시켰다. 그리고 2군 무대를 통해 기회를 주며 원석이 보석으로 탈바꿈할 날만을 기다렸다.

그러나 잉글랜드에서 동팡저우 성장세는 정체에 가까웠다. ‘향수병’과 ‘살벌한 경쟁구도’가 문제였다.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으며 생긴 외로움은 시간이 흐를수록 짙어졌고, 프리미어리그 정글의 냉혹함에 힘겨워했다. 특히, 맨유 유소년 출신 동료들은 당장 1군으로 올라서도 문제가 없을 만큼 기본기가 탄탄했다. 여기에 매 시즌마다 각지에서 몰려드는 초특급 유망주들 가세로 경쟁이 심화, 동팡저우의 자신감은 날이 갈수록 떨어졌다.

결국, 치열한 경쟁세계와 밀려오는 고독에 신물을 느낀 동팡저우는 지난 2007년 7월 '맨유올스타-유럽올스타‘ 친선경기를 끝으로 자의 반 타의 반 맨유를 떠났다.

‘일본 축구스타’ 가가와 신지(23)의 맨유 적응을 우려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언어 문제로 인한 동료들과의 ‘소통부재’가 가가와 신지의 향수병을 자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도르트문트 2연패 주역 가가와 신지의 축구 재능은 검증됐지만, 말 못할 고독의 엄습은 경계대상이다.

호빙요, 아드리아누 등 세계 최고 수준의 브라질 선수들도 유럽적응에 어려움을 호소한 바 있다. 특히,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테베즈는 영어를 구사하지 못해 감독들과 ‘오해가 부른 불화’에 놓이는 등 여전히 가치에 비해 홀대받고 있다.

사실 가가와 신지는 도르트문트 시절 독일어를 못해도 2년차 징크스 없이 잘 견뎠다. 외로움을 덜 느낀 이유는 분데스리가에 자국 동료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고국에 대한 그리움을 달랬다.

독일 출신 명장들의 ‘인맥효과’도 톡톡히 봤다. 2009-10시즌 우라와 레즈를 맡았던 폴커 핑케 감독(FC 쾰른)을 비롯해 일본과 인연이 깊은 독일 스카우트가 J리거들의 분데스리가 적응을 직간접적으로 도왔다.

잉글랜드 무대는 다르다. 나고야 그램퍼스 지휘봉을 잠시 잡았던 아르센 벵거 감독(아스날)이 건재하지만 큰 도움이 되긴 어렵다. 이나모토 준이치를 비롯해 박주영, 미야이치 료 등 한국과 일본 선수들과의 궁합도 좋지 못했다.

카가와 신지의 스승이 된 퍼거슨 감독 또한 냉철·냉혹한 지도자로 유명하다. 기대가 깨지면 미련 없이 확 돌아선다. 맨유 시절 디에고 포를란과 동팡저우의 '신칸센 탈선 슈팅'을 완벽 재현한 사례가 대표적인 예다. 이 사건 이후 모두 퍼거슨 눈 밖에 났다.

이 외에도 반니스텔루이, 루이 사하, 클레베르손, 베론, 젬바젬바, 베컴, 테베즈, 베르바토프 등 수많은 스타들이 퍼거슨의 높은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해 마음 고생을 했다. 맨유의 상징적 존재였던 데이비드 베컴도 퍼거슨이 던진 축구화에 눈두덩을 얻어맞고 정든 올드트래포드를 떠나야 했다.

최근 퍼거슨은 예상대로 가가와 신지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립 서비스에 능한 맨유 주장 리오 퍼디난드와 입을 모아 “언어소통은 통역관이 필요하지만, 축구 재능은 정말 환상적이다. 무척 빠르고 예리하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소심하고 온순한 성격의 가가와에겐 이러한 칭찬이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전 세계 축구선수들의 유토피아인 맨유를 이끄는 퍼거슨 감독은 '바다'와 같은 존재다. 기분이 좋을 땐 한없이 잠잠하고 나긋해 보이지만, 화가 나면 거센 풍파를 일으킨다. 답은 나왔다. 가가와 신지가 두 얼굴 파도에 휩쓸려 동팡저우의 안타까운 실패 사례를 답습하지 않으려면 빠른 시일 안에 '영어 마스터'는 필수다. 영어와 일어에 능통한 박지성이 퀀즈파크레인저스(QPR)로 떠난 점이 가가와에게 뼈아픈 이유다.

- 데일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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