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뒤늦은 2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의 인플루엔자 주별 통계를 보면, 올해 6주째(2월 5~11일)의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은 23.1명으로 올겨울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의사환자 분율은 외래 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로 의심되는 환자 수를 말한다.
올해 첫 주(1월 1~7일)는 6.2명에 불과했지만, 둘째 주(8~14일) 11.3명, 셋째 주(15~21일) 18.8명, 넷째 주(22~28일) 20.3명, 다섯째 주(29일~2월 4일) 21.1명 등으로 계속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
올 들어 지금까지 검출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90% 이상은 계절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일종인 A/H3N2형이다.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이번 인플루엔자는 2~3일 근육통 등으로 온몸이 쑤시고 고열이 나서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심하게 앓다가 잦아지면서 기침이 2~3주까지 오래가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번 인플루엔자 환자의 70% 정도는 9세 이하 아동이다. 아동들은 금방 회복하지만, 노인이나 만성질환 환자들이 걸릴 경우 폐렴으로 발전하거나 지병 악화로 입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또 예년보다 한달 늦은 2월에 피크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이번 인플루엔자의 특징이다. 예년에는 주로 1월 초에 인플루엔자 환자 수가 정점에 도달했다. 지난해의 경우 2010년 마지막주(12월 27일~1월 2일)에 23.89명, 2011년 첫 주(1월 3~8일)에 22.26명으로 정점에 이르렀다.
전문가들은 예년보다 한 달 늦은 인플루엔자의 기승 이유를 날씨에서 찾고 있다.
전병율 질병관리본부장은 "인플루엔자가 가장 유행하는 시기는 가장 맹추위를 보일 때와 대체로 일치하는데, 올해의 경우 12월과 1월보다 2월 초에 강추위가 있어서 인플루엔자도 그때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올겨울 가장 추운 날은 지난 2일로 서울 최저 기온이 영하 17.1도까지 떨어졌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주부터 초·중·고교가 봄방학에 들어가 인플루엔자 유행이 잠깐 주춤해질 수 있지만, 3월 개학과 함께 다시 기승을 부려 4월까지 갈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보통 1월에 인플루엔자 정점이 발생하고 2~3월에 주춤하다가 환절기인 4월에 다시 소규모 정점이 생기는 패턴인데, 이번에는 2월 유행이 4월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영유아와 청소년, 65세 이상 노인, 만성질환자, 임신부 등의 감염 위험군은 지금이라도 예방접종을 받고 손 씻기 등 개인위생 관리에 신경을 쓰는 것이 인플루엔자 예방법"이라고 말했다. 또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에는 손수건이나 휴지, 옷깃 등으로 입을 가리는 기침 에티켓을 지키고, 가급적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 가지 말 것을 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