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를 하다보면 학생들이 이것저것 질문을 하는데 사실 나는 그것이 짜증이 날 때가 있다. 특히 우리 학급의 군철이는 어찌나 끈질기게 물어보는지 정말 짜증이 났다. 나는 이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미간을 찌프리군 하였다.
어느 자습시간이였다. 나는 학생들에게 기하단원의 훈련문제를 풀게 한후 이렇게 말했다.
《모를 문제가 있으면 꼭 선생님에게 물어보십시오. 모르는 문제는 반드시 잘 알고 넘어가야 합니다.》
나는 기하단원의 수학문제는 다른 단원에 비해 좀 어렵기에 물어보는 학생이 꽤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물어보는 학생이 한명도 없었다. 모든 학생들이 어려운 기하문제들을 다 깨친건 아니겠는데… 내가 교탁앞에 서서 이런 궁리를 하면서 학생들을 둘러보는데 군철이가 불쑥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교탁앞으로 다가왔다.
평소에 너무 자주 문제를 물어봐서 짜증이 나던 군철이였지만 그때만큼은 은근히 기특하기까지 했다. 나는 군철이가 물어보는 문제를 그 어느때보다도 더 상냥하게 차근차근 설명해 주었다.군철이가 리해하지 못하는 부분은 도형까지 그려가며 설명해 주었다. 군철이가 만족한 얼굴로 자기 자리에 들어가 앉자 눈치를 보던 학생들이 하나, 둘씩 나와서 모를 문제를 물어보기 시작했다.
종래로 나에게 물어본적이라곤 없던 김리와 강희까지도 그 대오에 끼였다. 학급에서 처음으로 일어난 물어보기 열조에 나는 그동안 우리 학급 학생들이 수학공부를 하면서 모를 문제들이 적지 않았을텐데 나에게 가르침을 별로 청하지 않은 원인은 바로 나에게 있었다는것을 느끼게 되면서 자신을 반성해 보았다.
교원이 무의식간에 한 말이나 행동이 학생들의 학습열정을 사그라뜨리기도 하고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때문에 교원은 항상 사랑의 마음으로 학생들을 부드럽고 따뜻하게 대해 주어야 한다.
편집/기자: [ 신정자 ] 원고래원: [ 길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