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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만 남기고 다 없었으면…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9.09.11일 10:37



설기 (녕안시조선족소학교 1학년1반)

  (흑룡강신문=하얼빈)“하나, 둘, 셋…”

  1교시 공부가 끝나자 나는 운동장에서 축구공을 통통 튕기며 신나게 놀고 있었다. 운좋게 오늘은 내가 공을 먼저 차지했다. 늘 남자애들이 먼저 차지해서 내가 뽈을 가지고 놀 기회가 없었던 것이다.

  나는 녀자애지만 공을 갖고 놀기를 특별히 즐긴다. 갑자기 심술꾸러기 남자애들이 우르르 몰려오더니 내 공을 빼앗아갔다. 마음이 약한 나는 아무 말도 못하고 울기만 하였다.

  “야, 남자라는게 녀자애한테 양보해야지.”

  어느새 군걸이가 나타나더니 큰 소리로 내 편을 해준다. 군걸이는 늘 남의 일에 참견하느라 때로 공부 임무를 완성하지 못해서 선생님에게 야단을 맞는다. 하지만 내 편을 들어주는 군걸이가 오늘은 너무 고마웠다. 공을 차던 우빈이가 달려오더니 군걸이의 옷자락을 확 잡아당겼다. 그리고 눈을 부릅뜨고 위협했다.

  “너 무슨 상관이야.”

  “너희들 때문에 설기가 울잖아.”

  “야, 너 또 녀자애 편 할래!”

  이번에는 호양이가 주먹까지 내 보인다. 하는 수 없어 나와 군걸이는 선생님한테 고발하러 교실로 갔다. 지난번에도 남자애들이 내가 먼저 차지한 공을 빼앗아갔다.

  우리 반에 남자애들이 하나도 없었으면 좋겠다. 내가 뽈을 실컷 가지고 놀 수 있게. 아니다. 아까 내편을 들어준 군걸이는 빼고. 그리고 또 한사람, 잘 생기고 마음씨 착한 원기도 빼고…

  /지도교원: 최성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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