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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중국 하청공장 ‘아동노동’…하루 11시간 혹사

[기타] | 발행시간: 2012.08.08일 20:15

삼성전자의 중국 하청업체인 광둥성 후이저우의 에이치이지(HEG)전자가 미성년자를 고용하고 초과근무를 강요하는 등 노동법 위반행위를 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에이치이지전자 공장에서 일하는 어린 노동자들이 점심시간을 이용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중국노동감시 제공

“HEG전자, 학생 나이 안묻고 계약…감사회사, 뇌물받고 묵인”

시간당 고작 1400원 주고 하루 11시간씩 한달 28일 일시켜

물·전기 사용료에 소개비도 떼고 아파도 병가 안준뒤 해고

삼성이 감사맡긴 인터텍 불법 묵과…

*HEG전자 : <삼성전자 중국 협력업체>

14살 소녀 우샤오팡(가명)은 회사에서 쫓겨난 것을 설명하면서 통곡했다. 지난 2월부터 일하기 시작한 공장에서 왜 잘렸는지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3월께 기숙사에서 공장으로 출근하다 계단에서 넘어져 다쳤다. 하지만 회사는 병원에 갈 시간이나 병가를 허락하지 않았다. 기숙사에서 쉴 수밖에 없었다. 결국 그는 6일 동안의 임금을 제한 월급을 받았다. 5월에도 너무 아파 병가를 요청했지만 회사는 거절했다. 결국 그는 기숙사에서 휴식을 취할 수밖에 없었다. 회사는 다시 월급에서 3일치 임금을 공제했다. 그리고 지난 7월 회사는 아무런 이유를 설명하지 않은 채 그를 해고했다. 우샤오팡은 삼성전자의 중국 하청업체인 광둥성 후이저우의 에이치이지(HEG)전자에서 일했다.

미국의 비정부기구인 중국노동감시가 지난 7일 발표한 ‘아동 노동이 있는 삼성전자 하청업체’라는 보고서의 한 대목이다. 중국노동감시는 지난 6~7월 두 달간 한 명은 공장에서 일하면서, 두 명은 외부에서 노동자들을 인터뷰하면서 조사를 벌였다. 이 회사는 삼성전자 등에 납품하는 휴대전화 부품을 생산하거나 디브이디(DVD) 플레이어를 조립한다. 조사 결과, 16살 미만 미성년 노동자가 7명 발견됐다. 또 정확한 수를 파악하기는 힘들지만, 일상적으로 아동 노동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노동법 위반이다.

에이치이지전자의 주요 생산라인에는 ‘삼성의 고정자산’(fixed asset of Samsung)이라는 딱지가 붙은 기계들이 설치돼 있다. 이곳에서 2000명가량이 일하고, 그 가운데 미성년 노동자들이 섞여 있다. 삼성전자 소속 노동자도 50명가량 함께 일한다.

미성년 노동자들은 방학을 이용해 인턴을 하러 온 직업학교 학생들과 섞인다. 주로 직업학교 교사들이 인턴 학생들과 미성년 노동자들을 한데 섞어 일자리를 구해주는 것이다. 보고서는 “미성년 노동자들이 포장부문에서 일하는 것을 학생들과 노동자들도 확인해줬다”며 “다른 공장에도 아동 노동이 있을 것으로 의심된다”고 밝혔다.

미성년 노동자들은 하루 11시간씩 주 6일, 한달에 26~28일을 일한다. 대부분 서서 일한다. 심지어 일하는 동안 구타를 당하기도 한다. 보고서는 “천천히 움직이거나 오작동을 하면 어김없이 팀 리더가 소리를 지르고, 심지어 때리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휴대전화 부품을 화학약품을 이용해 세척하는 경우도 있지만, 관련된 안전 교육은 전혀 없었다. 그렇게 일하는 몫은 시간당 8위안(약 1400원)에 불과하다. 연장근로수당은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다. 대신 기숙사에서 지내면서 물과 전기 사용료 30위안(약 5300원)이나 일자리 소개비로 200~300위안(약 3만5000~5만3000원)이 빠져나간다.

중국노동감시는 보고서에서 “인터텍(삼성전자 요청으로 하청업체 노동현장 감사를 벌인)의 감시자들이 공장으로부터 뇌물을 수수하는 대신 불법을 눈감는 사례도 적발됐다”며 “실제로 인터텍의 감사보고서가 이런 문제로 무효가 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삼성전자 입장은

“올 2번 현장조사서 적발못해

재조사해 문제 있으면 시정”

삼성전자는 ‘중국노동감시’의 폭로에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올해 두차례에 걸친 현장조사를 벌이고도 중국 에이치이지(HEG)전자에서 아동노동 등을 적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조사를 나가기 전 해당업체가 미리 조처를 취한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007년 10월 전자산업시민연대(EICC)에 가입했다. 전자산업시민연대는 2004년 글로벌 전자업체들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자는 취지로 전자업계의 글로벌 행동강령을 발표하면서 출범했다. 엘지(LG)전자 역시 2010년 8월 가입한 단체로, 회원사는 노동, 윤리, 환경, 안전보건, 경영시스템 등 5개 분야의 행동강령을 준수해야 한다.

삼성전자가 낸 ‘2012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의 ‘협력사 시에스아르(CSR)’ 항목을 보면, 아동노동 금지, 근로시간 준수, 임금 및 복리후생, 산업재해 및 질병관리, 대기오염물질 관리 등 준수해야 할 필수사항 20개 문항을 통해 협력업체를 평가하는 등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돼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자산업시민연대에 따라 매년 협력업체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며 “이번 문제제기에 따라 현장조사를 벌이고 문제가 있다면 적절한 시정조처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에선 삼성전자의 현장조사가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노동조건이나 보건안전 등을 적극적으로 요구하면 협력업체가 불필요한 경영 개입으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여기는 경우가 많다”며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겨례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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