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한화가 28일 한대화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자진사퇴로 공식 정리했지만 결론은 똑같다. 28일 현재 한화 성적은 39승2무64패로 최하위. 4강 진출 가능성까지 점쳐졌던 팀의 몰락은 더 큰 실망으로 다가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문제는 단순히 감독 한명 교체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한화의 2013시즌은 이미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다. '누구를 데려오느냐' 보다 '어떤 준비를 할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 사람 몇 바꿔서 팀이 달라질거라 생각한다면 한화의 고통은 앞으로도 계속 진행형이 될 수 밖에 없다.
한대화 전 한화 감독(왼쪽)이 경기 후 선수들과 하이파이브하는 모습. 한 감독은 28일 전격적으로 팀을 떠나게 됐다. 사진=뉴시스
◇류현진 이후 계획은?
류현진은 올시즌이 끝나면 7년차 FA 자격을 갖추게 된다. 포스팅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거나 이적 형태로 일본에 갈 수도 있다. 물론 구단의 허락이 있어야만 움직일 수 있는 미완성 FA다.
그러나 류현진은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에게 관심을 갖고 있는 해외 구단들이 존재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류현진 없이 내년 시즌을 맞게 될 가능성이 적지 않은 것이 현재 한화가 처한 상황이다. 안그래도 부실한 전력에 '절대 에이스'마저 빠질 수 있다는 의미다.
한화는 최근 3군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나름의 대비책을 마련하고는 있다. 하지만 당장의 성과를 기대하긴 어려운 대책들이 대부분이다. 과연 한화가 내년 시즌을 류현진 없이 치르게 된다면 어떤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할 것인지가 우선 결정돼야 한다. 제대로 된 계획을 제시하는 것이 감독의 몸값을 정하는 것 보다 더 중요한 문제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구단 영향력은 어디까지?
한화 구단은 올시즌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여러 부분에서 현장의 움직임에 개입했다. 외국인 선수 문제부터 코칭스태프 보직 변경까지 다양한 부분에 걸쳐 목소리를 냈다.
새 감독에게는 어느정도까지 구단이 목소리를 낼 것인지도 먼저 알려야 한다. 전권을 줄 것인지, 아니면 최근 트렌드처럼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인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구단과 현장이 다른 목소리를 내는 팀은 결코 좋은 결과를 낼 수 없기 때문이다.
한 야구인은 "류현진은 물론, 김태균까지 빠진다고 해도 한화 감독 하겠다는 사람은 줄을 섰을 것"이라는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의 말처럼 조건에 관계 없이 감독 하겠다는 사람이 많은 것 만은 분명하다. 하지만 지금 한화에 필요한 건 그저 '예스'만을 외치는 쉬운 감독이 아니다.
현재 한화는 창단 이후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단순한 리더십만의 위기가 아닌 총체적 난국 상황이다. 누가 오느냐 보다 중요한 건 구단의 냉정한 상황 판단과 치열하고 치밀한 준비다.
정철우 (butyou@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