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나남뉴스
디즈니 영화 '인어공주'에 이어 이번에는 '로미오와 줄리엣'에 흑인 여주인공이 탄생했다.
오는 5월 11일부터 영국 런던에서는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이 개막한다. 로미오 역에는 '스파이더맨' 톰 홀랜드가 출연을 확정 지으면서 일찌감치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줄리엣 역에 흑인 여배우 프란체스카 아메우다-리버스가 캐스팅되면서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영국 최고의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동명 희곡을 배경으로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대표적인 로맨스 스토리다. 특히 할리우드 배우 톰 홀랜드가 주인공 로미오 역으로 캐스팅되면서 팬들의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티켓의 가격은 200파운드(한화 약 34만원)로 상당히 고가이지만, 전 회차가 매진될 정도로 전 세계에서 몰려오는 팬들의 뜨거운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사진=프란체스카 아메우다-리버스 인스타그램
하지만 여주인공 캐스팅 명단이 공개되자마자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불편한 반응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바로 줄리엣 역에 흑인 여배우인 프란체스카 아메우다-리버스가 캐스팅되었기 때문이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중세 이탈리아 귀족 가문을 배경으로 그린 작품이기에 주인공 커플은 항상 하얀 피부를 가진 아름다운 백인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고정관념을 깨트리고자 이번 연극에서 흑인 여배우를 고용하면서 일부 팬들은 "원작 훼손"이라는 비판을 내놓았다.
누리꾼들은 "중세 이탈리아 귀족 가문에 흑인이 어디 있었냐", "인종 차별과 관계없이 이건 정말 너무하다", "저러면서 동양인은 절대 안 쓰더라", "이게 오히려 더 흑인을 욕하게 하는 짓이다", "흑인 인어공주에 이어 흑인 줄리엣이라니" 등의 의견을 남겼다.
20대도 노인 연기하는데 왜 흑인은 안 되냐
사진=프란체스카 아메우다-리버스 인스타그램
반면 이번 캐스팅을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네티즌들은 "연극 특성상 흑인이 줄리엣을 연기할 수도 있다"라며 "한국인이 '로미오와 줄리엣'을 연기하는 건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느냐"라고 반문했다.
또한 연극에서는 20대가 노인을 연기하는 등 다양한 인물 연기가 용인되므로 이번 흑인 캐스팅 역시 문제가 될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공연을 주최하는 제이미로이드 극단 측에서는 이러한 논란에 대해 "개탄스러운 인종적 학대"라며 다소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또한 극단에서는 프란체스카 아메우다-리버스를 괴롭힌다면 강력히 법적 대응하겠다고 경고성의 글을 남겼다.
이와 더불어 883명의 흑인 여배우들도 프란체스카 아메우다-리버스를 지지하고 나서면서 논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서한에서 이들은 "흑인 연기자, 특히 흑인 여배우들은 단순히 취업했다는 이유만으로도 마치 우리가 범죄를 저지른 것처럼 온라인에서 비난에 직면하게 된다"라고 비판의 내용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