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풍향계] 안철수, 민주당 후보로 단일화 때 무소속 때보다 지지율 하락
박근혜 44 vs 무소속 안철수 48
박근혜 50 vs 민주당 안철수 45
대전·충청 유권자 이탈 많고 40대선 ‘박’에게 역전 당해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가 민주통합당에 입당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일대일로 맞붙을 경우 지지율이 무소속일 때보다 되레 낮아질 것으로 나타났다. JTBC-리얼미터가 5일 전국 유권자 750명에게 ‘안 후보가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 민주당에 입당해 민주당 후보로 출마할 경우’를 가정해 설문(유선전화 80%·휴대전화 20%, ARS방식)한 결과 박 후보는 49.6%, 안 후보는 45.3%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반면 JTBC-리얼미터가 4~5일 전국 유권자 1500명에게 ‘새누리당 박근혜 대 무소속 안철수’의 지지율을 구한 결과 각각 44.4%(박), 48.2%(안)로 안 후보가 앞섰다.
둘 다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서 ±3.6%, ±2.5%포인트) 내지만 정치권에선 안 후보가 민주당에 입당할 경우 지지층 일부가 이탈할 가능성에 주목한다. 특히 무소속 안 후보에게 41.9%, 박 후보에 47.7%의 지지율을 보인 대전·충청 유권자들이 ‘민주당 안철수’에겐 33.2%, 이에 맞선 박 후보에겐 61.4%의 지지율을 몰아줬다.
연령별로는 40대에서 지지율 역전 현상이 확인됐다. 안 후보가 무소속일 경우 50.1%인 40대의 지지율이 ‘민주당 안철수’에겐 47.9%로 감소했다. 이 경우 40대에서 박 후보의 지지율은 44.2%에서 50.3%로 상승했다.
리얼미터 이택수 대표는 “안철수 현상은 기존 정치 질서에 대한 불만을 토대로 하고 있기 때문에 안 후보가 기존 정당에 들어간다는 것은 지지층 일부에게 ‘배신’으로 느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안 후보의 입당이 최선이란 민주당의 입장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향후 단일화 협상에서 적잖은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편 누가 야권의 단일 대통령 후보가 됐으면 하느냐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가 안 후보를 잇따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SBS-TNS코리아의 5일 조사(전국 유권자 1000명, 전화면접)에서 야권 단일후보 선호도를 묻는 질문에 문 후보는 52.0%로 안 후보(32.1%)를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또 YTN-리서치앤리서치(전국 유권자 1069명, 전화면접)의 같은 조사에서도 문 후보(41.4%)가 안 후보(34.8%)보다 우세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안 후보 출마선언 회견의 ‘반짝 효과’가 수그러들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안 후보는 지난달 19일 출마선언을 한 직후부터 야권 단일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문 후보를 꾸준히 앞서왔으나 약 2주 만에 리드를 내준 것이다. 리서치앤리서치의 배종찬 본부장은 “새누리당 지지층의 역선택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지만 근본적으론 민주당 조직이 본격 가동되면서 야권 지지층이 문 후보로 결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