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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2012│장동건 “대중이 나에게 기대하지 않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기타] | 발행시간: 2012.10.09일 14:00

장동건과 장쯔이, 장백지. 그리고 허진호 감독. 제 17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BIFF)의 갈라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공개된 영화 <위험한 관계>는 배우와 감독의 이름만으로도 주목을 끈다. 거의 모든 대사가 중국어이며 촬영 또한 중국에서 진행된 <위험한 관계>는 쇼데를르 드 라클로의 동명 소설이 원작으로, 1930년대 상해를 배경으로 옴므파탈 세이판(장동건)과 최고 권력가 모지에위(장백지)가 정숙한 여인 뚜펀위(장쯔이)를 두고 벌이는 게임은 질투와 소유욕으로 점철된 사랑의 파괴력을 묵직하게 보여준다. 부산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허진호 감독, 배우 장동건과 장쯔지, 장백지는 이 영화가 전하는 사랑의 쓸쓸함에 대해 이야기했다.


Q.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가 이미 많은데 어떻게 연출을 결심하게 됐나.

허진호 감독: 처음 연출 제의를 받고 같은 원작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 <스캔들>을 떠올렸다. 그리고 <스캔들>의 이재용 감독과도 왜 나한테 제의를 했을까 하는 이야기를 나눴다. 근데 원작을 읽어보니 왜 많은 감독들이 이 작품을 영화로 만드는지 알겠더라. 18세기에 연애 소설로 쓰였던 책인데 남녀의 욕망, 질투 등 인물 심리가 굉장히 잘 드러난 게 좋았다. 장동건과도 우리가 이 책을 일찍 읽었더라면 연애를 더 잘 하지 않았을까 라는 이야기했을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Q. 장동건과 장쯔이, 장백지를 캐스팅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하다.

허진호 감독: 초반엔 한국 감독이 1930년대 상해를 배경으로 영화를 찍는다는 점 때문에 부담이 되기도 했다. 어떻게 영화를 만들까 고민도 많이 했는데 한국 배우 한 명과 함께 작업하면 좋을 것 같았다. 장동건은 중국 영화 경험도 있고 그가 바람둥이 세이판을 연기한다는 게 머릿속으로 잘 그려지지 않아 새로웠다. 마침 장동건도 나쁜 남자 연기를 해보고 싶다고 했고. 장백지의 경우 그녀가 상해에서 촬영 중일 때 내가 직접 찾아가서 새벽 5시에 만났다. <파이란>에서 보여준 청순한 모습을 개인적으로 좋아했거든. 사실 모지에위는 원작으로 보면 세이판보다 나이가 많아야 맞는데 과연 청순한 이미지의 배우가 그런 강한 역할을 소화할 수 있을까도 생각했지만 배우 본인의 카리스마가 생활에서도 나온단 이야기를 듣고 결정했다. 반면 장쯔이에겐 본인이 숨기고 있는 것 같지만 소녀 같은 모습이 있는 것 같았고 지금까지 보여준 강인한 모습과는 또 다를 것 같아 캐스팅했다.

장동건 “내 이미지에 스스로 싫증이 나고 있던 때였다”

Q. 세이판은 바람둥이이지만 끝까지 방황하는 쓸쓸한 인물이기도 하다. 이 캐릭터의 어떤 점에 끌려 선택했나.

장동건: 대중이 나에게 기대하지 않는 것 중 내가 갖고 있는 것, 보여주지 못한 걸 전하고 싶었다. 기존에 내가 해왔던 연기나 이미지에 스스로 싫증이 나고 있던 때이기도 했고. 그렇게 옴므파탈 연기를 하고 싶었던 차에 이 작품을 만나게 됐다. 촬영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지만 이 캐릭터를 연기했다는 게 뿌듯하다.

Q. 장쯔이와 장백지는 각각 뚜펀위와 모지에위라는 색깔이 강한 캐릭터를 맡았는데 출연을 결심한 이유가 있나.

장쯔이: 원작 소설을 상당히 좋아하는데, 누가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양한 관점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어떤 배우가 연기하느냐, 어떤 감독이 연출하느냐에 따라서도 다를 거라 생각했다. <위험한 관계>는 배우에게 도전의식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는 작품인 셈이다. 뚜펀위란 캐릭터는 복잡하고 힘든 인물이지만 그만큼 배우로서 행복하기도 했다.

장백지: 당시 사회에서 어느 정도 힘을 갖고 있는 모지에위란 여성이 진정한 사랑을 찾고 그것을 지켜나가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좋았다. 사실 모지에위는 나와 많이 닮아서 캐릭터에 몰입할 수 있는 점이 많았다.

Q. 모지에위와 뚜펀위 모두 사랑을 두려워하는 인물인데 장쯔이와 장백지는 실제로 어떤지 궁금하다.

장백지: 여러 사랑을 했지만 진정한 하나의 사랑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장쯔이: 어떤 사람을 사랑하는지 확신이 서지 않으면 당연히 거리를 둘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사랑에 확신이 든다면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허진호 감독 “기존의 스타일보다 좀 더 강하게 감정을 표출했다”

Q. 허진호 감독은 과거 작품에선 주로 두 사람의 감정을 깊게 표현했다. 하지만 <위험한 관계>는 주인공만 세 명이고 이들이 극중 어린 연인들과도 얽히는데 작업하면서 이전과 다른 점을 느꼈을 것 같다.

허진호 감독: 그동안 두 인물을 찍는 게 익숙했기 때문에 이번엔 그 스타일을 많이 버려야 했다. 예전보다 좀 더 강하게 감정을 표출하는 등 여러 변화를 줬는데 개인적으로 새로운 도전이었고 즐거운 경험이었다.

Q. 장동건은 촬영할 때 어려움이 있었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었나.

장동건: 초반에 감독님 촬영 스타일이 기존에 내가 경험한 것과 달라 적응하는 데에 애를 먹었다. 감독님은 현장에서 특별한 디렉팅을 안 해주신다. 하지만 그 때문에 오히려 점점 내 역할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게 됐고 영화 전반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적응된 다음부턴 현장에 가는 게 행복했다. 그리고 중국어로 연기 하는 게 힘들긴 했다. 처음엔 중국어로만 연기할 계획이 아니었는데 중국어로 하다 보니 욕심이 생기고 오히려 한국어로 연기할 때 감정이입이 안 되더라. 그래서 끝까지 중국어로 하기로 했는데 정말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해야 했다. 잠도 못 자고 대사를 외워서 다음날 현장에 가면 감독님이 대사를 바꾸셔서 다시 외우기도 했다. (웃음)

허진호 감독: 내가 현장에서 대사를 많이 바꾸는 스타일이라. (웃음) 그 때마다 장동건이 싫은 내색 안 하고 완벽하게 외우는 걸 보고 정말 놀랬다.

Q. 장쯔이와 장백지는 언어 때문에 장동건과 소통하기 힘들진 않았나.

장백지: 그런 어려움은 전혀 없었다. 장동건 ‘오빠’의 중국어 연기도 어색하지 않았고 눈빛을 보면 감정이 잘 느껴져서 좋았다. 18살에 한국에서 <파이란>을 찍을 때 나 혼자 중국인이었기 때문에 외국인이 외국어로 다른 나라에서 영화를 찍는 어려움을 안다. 그런 걸 생각하면 장동건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장동건이 촬영 첫 날부터 끝까지 쉬는 걸 못 봤다. 항상 대본을 들고 대사를 외우더라.

장쯔이: 장동건은 앞으로 아랍어, 러시아어 등 어떤 언어로든 영화를 찍을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을 했다. (웃음) 그 정도로 대단하다.

장백지 “<위험한 관계>는 사랑을 배울 수 있는 교과서”

Q. 장동건과 장백지는 과거 <무극>에서 함께 작업하고 오랜만에 만났는데 이번에 새롭게 느낀 점이 있는지 궁금하다.

장동건: 20년 가까이 연기를 하면서 한 여배우와 두 작품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개인적으로 장백지와 남다른 인연인 것 같다. 같은 장 씨이기도 하고. (웃음) <무극> 촬영할 때만 해도 소녀 같은 느낌이 있었는데 지금은 굉장히 성숙해지고 처연해져서 웬만한 일엔 끄떡도 안 할 것 같은 여유를 느꼈다. 그게 좋은 연기로도 나왔고.

장백지: 오랜만에 만났는데 하나도 변한 게 없더라. 다만 한 가지 달라진 건 나도 한 아이의 엄마가 됐고 장동건도 한 아이의 아빠가 됐다는 점이다. 하지만 성숙한 남자의 눈빛을 느꼈고 그게 매력적이었다. 모지에위와 세이판은 서로를 사랑하지만 매 장면 다른 감정을 갖고 대하기 때문에 까다로운 작업이 될 수도 있었는데 리허설 할 때부터 다양한 감정이 담긴 눈빛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Q. <위험한 관계>가 중국에 이어 한국에서도 곧 개봉하는데 배우로서 각자에게는 어떤 의미의 작품인가.

장쯔이: 배우가 관객을 감동시키려면 배우부터 스스로 감동해야 하고 관객을 아프게 하려면 배우부터 아파야 하는데 이번 작품을 촬영하면서 많이 아팠다. 하지만 그만큼 또 행복했고. 앞으로 이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다른 영화가 만들어진다면 또 연기해보고 싶고 그 땐 모지에위 역할을 맡고 싶다.

장백지: <위험한 관계>는 사랑을 배울 수 있는 교과서인 것 같다. 여러 번 이 작품을 보신다면 그 이유를 아실 텐데 이 작품 안엔 어떤 게 진정한 사랑인지, 인간관계에서 중요한 게 뭔지에 대한 답이 들어있다. 개인적으로도 그런 점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됐다.

장동건: BIFF는 <해안선>, <굿모닝 프레지던트>가 개막작으로 소개됐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특별하게 생각하는데 이번 작품도 공식상영 되어 좋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은 배우들과 색다른 연기를 한 것 같아 뿌듯하다.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글. 부산=한여울 기자 sixteen@

사진. 부산=이진혁 eleven@

편집. 김희주 기자 fif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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