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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과 갔더니 유명연예인 죄다 누워서…"

[기타] | 발행시간: 2012.11.10일 05:58
[채널 15 JTBC 스페셜] ‘프로포폴 투약’ 집유 석방된 에이미

맞고 나면 10분 자도 푹 잔 듯 개운

연예인들 사이선 ‘묘약’으로 통해

중독되면 병원 옮겨다니며 맞기도

지난 1일 출소한 에이미는 “그동안 ‘철없는 악녀’ 이미지 때문에 힘들었다”며 “당분간 봉사활동하며 반성하겠다”고 말했다. [사진 JTBC]

연예인으로는 처음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로 구속된 방송인 이에이미(30)씨. 그는 지난 1일 춘천지방법원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와 함께 40시간의 사회봉사와 약물치료 강의 24시간을 명령받고 49일 만에 자유의 몸이 됐다. 출소 나흘 뒤, 서울 모처에서 그를 만나 이번 사건의 전말을 들어봤다.

 TV에서 본 그대로였다. 검은 단발머리에 작은 키, 오밀조밀한 이목구비. 하지만 구속 직후 C형 간염을 앓았기 때문인지 얼굴이 수척해 보였다. 구치소 내에서 규칙적으로 식사를 한 덕분인지 체중이 오히려 늘었다며 카메라를 부담스러워했다. 기자의 시선을 피하는 그에게 “지금 심정이 어떠냐”는 뻔한 질문을 던졌다. 대답은 의외였다.

 “솔직히 그냥 저는 오히려 기분이 좋아요. 천당과 지옥을 왔다 갔다 하고 나니까 이제 뭐가 행복인지, 뭐가 기쁨인지 절실히 와닿게 됐거든요.”

 그러면서 “그동안은 웃어도 웃는 게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TV에서 만들어준 제 이미지인 ‘부잣집 딸’ ‘철없는 악녀’ 이미지는 아무리 부정하고 떼어내려 애써도 그림자처럼 저를 괴롭혀왔어요. 지금은 마음이 오히려 평온해요. 하지만 너무 죄송해서 사람들 눈도 못 쳐다보겠어요.”

 색깔이 하얘 ‘우유주사’로 불리는 수면 마취제 프로포폴을 알게 된 계기를 물었다.

 “4년 전쯤이었을 거예요. 방송을 마치고 피부과에 갔더니 유명한 연예인들이 죄다 누워서 프로포폴을 맞고 있더라고요.”

 지인과 함께 피부과에 다니며 ‘피로해소제’ 용도로 프로포폴을 투약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당시엔 프로포폴 처방에 대한 법적 규제가 없어 연예계에서 우유주사는 피로를 풀어주는 묘약으로 통했다고 한다.

 프로포폴은 히로뽕이나 대마초와는 성격이 다른 향정신성의약품이다. ‘환각’보다는 ‘수면’이 주된 목적이다. 맞고 나면 10~15분 정도 잠이 드는데, 깨고 나면 오랜 시간 푹 잔 것 같은 개운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에이미도 이런 효과에 빠져들었다.

 “그건 그냥 나 혼자만 가질 수 있는 조용함? 그냥 잠을 자더라도 원래는 사람이 이런 생각 저런 생각 많이 하면서 잠을 잘 못 이루기 쉽잖아요. 근데 (프로포폴을 투약하면) 5분이든 10분이든 저 혼자 있을 수 있는 고요한 평온함?”

 영양제만큼이나 접하기 쉬웠던 프로포폴은 2010년 8월 마약류로 지정되면서 병원에서도 수면 마취가 필요한 시술을 받지 않으면 처방이 어려워지게 됐다. 그러나 수요가 있는 곳엔 늘 공급이 따르는 법. 일부 병원은 돈벌이를 위해 편법을 동원하기 시작했다. 에이미도 투약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고백했다.

 “어떤 목적이나 이유는 대기 나름인 것 같아요. (피부과에서) 팩을 한다고 할 수도 있고, 아니면 여드름 짜면서도 하고 그러더라고요.”

 프로포폴은 투입량만 지키면 부작용이 없기 때문에 위 내시경처럼 간단한 시술에 널리 사용된다. 하지만 많은 약이 그렇듯 한 번 중독되면 내성이 생겨 양을 늘려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하루에 여러 병원을 옮겨 다니며 수십 차례 내시경을 받거나 브로커를 통해 만난 ‘우유주사 아줌마’에게 한 병당 20만~30만원을 주고 모텔 등지에서 은밀히 투약하다가 수사기관에 적발되기도 했다. 일단 중독되면 좀처럼 벗어나기 어려운 마약과도 같다는 의미다. 에이미도 자신에게 중독 증세가 나타났음을 숨기지 않았다.

 “제 생각엔 많은 사람이 자기도 모르게 거기에 배어있는 거 같아요. 그 사실을 자기가 모르고 있어도 이미 몸은 거기에 배어있는 거죠.”

 중독은 결국 범죄를 부른다. 에이미는 지난 4월 프로포폴 세 병을 갖고 강남의 한 네일숍에 들어가 일부를 스스로 투약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병원에서 몰래 들고나왔다”는 에이미의 진술을 토대로 사건 당일 에이미가 들렀던 모 산부인과를 압수수색했지만 해당 병원의 프로포폴 관리대장에는 이 세 병의 근거가 없었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한 박스에 다섯 병이 들어 있는 프로포폴 10박스를 납품하면 서비스로 한 박스를 제공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서비스를 먼저 요구하는 병원도 있다. 병원이 제약사 직원을 통해 유통기한이 지난 폐기용 프로포폴을 대량 구입하기도 한다. 집중단속을 해도 관리대장에 허점이 드러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난 9월 에이미를 구속한 춘천지방검찰청은 에이미의 휴대전화 메시지를 단서로 공범과 프로포폴 공급자로 수사를 확대했다. 하지만 검찰 관계자는 “에이미가 문자메시지를 통해 의혹이 드러난 연예인들에 대해서는 아무런 진술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문자메시지를 통해 의혹이 제기된 남자 가수 A씨는 어떻게 된 것일까. 한동안 망설이던 에이미는 어렵게 입을 열었다.

 “A씨는 친한 친구였습니다. 그런데 구속 전에 그로부터 입에 담기 힘든 욕설과 협박을 받기도 했어요. 제가 수사 중에 자신에 대해 얘기할까 봐 겁이 났을 거라 이해합니다. 하지만 저는 저 이외에 다른 분들의 처벌을 원한 적도 없고, 말한 적도 없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미국에 살던 에이미가 한국에 왔을 때 낯선 생활에 적응하는 데 A씨가 많은 도움을 줬다고 말한다. 하지만 프로포폴로 인해 두 사람 모두 곤혹스러운 처지가 됐다. 일단 A씨는 “정상적으로 처방을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에이미의 문자메시지를 통해 의혹이 드러난 또 다른 인물이 있다. 수입차 관련 일을 하는 이모씨다. 이씨에게는 에이미에게 프로포폴을 맞을 수 있는 병원을 소개해준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프로포폴 전면 수사에 나선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는 지난달 이씨를 긴급체포했다.

 “이씨처럼 중간에서 (병원에) 얘기를 해주면 그냥 놔주더라고요. (이씨와 교류하는 사람 중엔) 가수 분들이 있고 운동선수도 있고. 이쪽(연예계)이 아닌 데도 많이 알고 있더라고요.”

 프로포폴 파장이 스포츠계를 비롯한 각계로 확산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검찰이 이씨와 에이미를 대질신문하면서 두 사람은 얼굴을 마주했고, 이 자리에서 이씨는 “이 모든 사람이 도마에 오른 게 바로 너 때문”이라고 비난했다고 한다. 검찰은 이씨가 에이미에게 소개해준 병원 의사 조모(44)씨와 직원 등도 구속 기소했다.

 이처럼 프로포폴 수사가 연예인·중개인·의사 등으로 확대되면서 여러 유명인이 수사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가수 K씨, 작곡가 D씨, 운동선수 S씨, 방송인 H씨 등이다. 이들 중 일부라도 투약 사실이 드러날 경우 또 한 번의 파장이 불가피하다.

 산부인과 의사가 내연 관계의 여성이 수면마취제를 맞고 숨지자 시신을 유기한 사건이 터진 데 이어 에이미 수사로 프로포폴 파문이 확산되자 당국은 서둘러 대책을 마련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의사가 프로포폴을 처방할 때 의약품 처방조제 지원서비스(DUR)에 처방 내역을 입력하도록 할 방침이다. 또 향정신성의약품에 무선태그(RFID)를 부착해 재고를 실시간 모니터할 계획이다. 대검찰청은 프로포폴 투약 감정 시간을 기존 48시간에서 2시간으로 단축하는 새로운 감정 기법을 개발했다. 하지만 이 같은 겹겹의 대책에도 불구하고 프로포폴 불법 투약은 근절하기가 쉽지 않다. 에이미는 프로포폴에 빠져든 사람에게 이런 조언을 했다.

 “나쁜 것은 언제나 너무 달콤하게 찾아오는 것 같아요. 그만큼 거기에서 나오기도 굉장히 힘들지만. 그건 또 누가 가르쳐줘도 얻어지는 게 아닌 것 같아요. 하지만 잠시나마 (자기를) 한번 뒤돌아보게 된다면, 또 자신에 대한 소중함을 알게 된다면 결국 자기가 택해야 할 길을 깨닫게 되는 것 같아요.”

 미국 국적인 에이미는 당분간 봉사활동을 하며 반성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한국 국적을 취득하고 싶다고 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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