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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기 찾다 쓰레기통서 숨진 아이들 빈부-도농격차 심화에 들끓는 중국

[기타] | 발행시간: 2012.11.21일 20:32

중국 구이저우성 비제시에서 추위를 피하려던 5명의 어린이들이 숨진 채 발견된 쓰레기통. 웨이보 갈무리

부모들 도시로 떠난 사촌 5명

구걸 생활하며 추위 피하려고

불 피웠다 일산화탄소 ‘질식사’

‘고향 남겨진 아동’ 사회문제화

길거리의 쓰레기통 안에 들어가 추위를 피하려던 중국의 노숙 어린이 5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세계 2위 경제대국의 빈부격차와 사회 현실에 분노하는 여론이 연일 중국의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

중국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중 하나인 구이저우성의 비제시에서 지난 16일 새벽 넝마주이 노인이 쓰레기통을 열었을 때, 9~13살 난 아이 5명이 숨져있는 것을 발견했다. 현지 경찰은 길거리에서 구걸을 하며 생활해온 아이들이 기온이 6℃ 정도까지 떨어지자 폭 1.5m, 높이 1.3m 정도의 쓰레기통에 들어가 불을 피우고 추위를 피하려다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숨졌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비제시 치싱관구 산하 묘족 마을 출신인 아이들은 타오라는 성씨의 사촌지간이다. 마을의 토지는 적고 인구는 많아 농민들이 아무리 일해도 한해 가구 수입이 2000~3000위안(52만원)의 극심한 빈곤에서 벗어날 수 없다. 소년들의 부모는 3형제인데, 이 가운데 2명은 대도시인 광둥성 선전으로 가 길거리에서 폐품과 쓰레기를 주워 팔아 한달에 1300위안 정도를 벌어 고향에 부치고, 고향에 남은 한 형제가 농사를 지으며 다섯 소년을 돌봐왔다.

부모의 보살핌을 제대로 받지 못한 소년들은 학교에 적응하지 못했고, 5명중 4명은 학교를 자퇴한 상태였다. 아이들의 부모는 <신화통신>에 “3주 전 아이들이 놀러나간다며 집을 나간 뒤 돌아오지 않아 신고를 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중국 농촌에는 부모들이 대도시로 돈을 벌러간 뒤 고향에 남겨진 수많은 ‘남아서 집을 지키는 아이들(留守兒童)’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17일 현지 네티즌들이 인터넷에 올린 이 비극적 뉴스는 중국 공산당 18차 당대회의 지도부 교체보다 훨씬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18차 당대회가 폐막한 직후 지도자들이 “위대한 중화민족의 부흥”을 외치는 가운데 일어난 이 비극은 중국의 극심한 빈부격차와 도시인과 농민을 차별하는 후커우(호구)제도, 교육과 아동 보호의 문제점 등을 폭로했다. <중국청년보>의 칼럼니스트 차오린은 웨이보에 “민족의 부흥과 소강사회 건설을 축하하는 시기에 아이들이 쓰레기 속에서 온기를 찾아려다 숨진 것은 진정으로 기묘한 일이다”라는 글을 올렸다.

<제일재경일보>는 최근 조사에서 중국 상위 소득 10% 가구가 전체 소득의 57%를 차지해 상위 10%가 40.6%의 소득을 차지하는 미국보다 훨씬 극심한 빈부격차의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야시우지샹시우’ 아이디의 네티즌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어렸을 때는 <성냥팔이 소녀>를 보고 자본주의가 아닌 중국에서 태어나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중국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글을 올렸다. 많은 네티즌들이 “아이들아, 다음 생애에는 중국에서 태어나지 마라”는 애도글을 올리고 있다.

분노의 여론이 커지자 비제시 정부는 현지 학교 관리 담당자 등 관리 8명을 20일 해임했다고 발표했다.

한겨레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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