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윤가이 기자] 강호동 위기론이 고개를 들었다. 지난 해 11월 SBS '스타킹'을 시작으로 MBC '무릎팍도사'와 KBS 2TV '달빛 프린스'까지 지상파 3사 프로그램에 고르게 복귀했지만 모두 시청률이 저조하다는 데서 비롯됐다. 프로그램의 시청률과 MC의 역량 사이 상관관계는 보는 이들에 따라 다소 의견 차이가 있겠지만 '국민MC' 강호동이 나왔다고 해서 무조건 시청률이 보장될 것이란 예상은 역시나 위험했다. 이는 한 자릿수, 혹은 동시간대 최하위의 시청률 성적표가 입증한다. 아무리 강호동이라도, 스스로의 역량은 물론 프로그램의 포맷이나 제작진의 노하우, 또 게스트에 따라서 성공 또는 실패할 수 있단 얘기다.
그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성과를 내는 프로그램은 '스타킹'이다. '스타킹'은 대체로 10%를 훌쩍 넘는 시청률을 내며 토요일 동시간대 경쟁력을 과시하고 있다. 강적 MBC '무한도전'을 상대로 역전극을 펼쳐내기 까지 했으니 괄목할 만한 성과다. 그러나 강호동의 대표작으로 꼽혔던 '무릎팍도사'는 부활 이후 좀처럼 날개를 펼치지 못하는 모습이고 신상 '달빛 프린스'는 여전히 갈팡질팡하며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각에서는 '강호동도 한 물 갔다'는 혹평을 내놓고 향후 가능성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그러던 중 강호동의 새 프로그램 론칭 소식이 또 들려왔다. SBS가 준비 중인 이 프로그램은 '일요일이 좋다-K팝스타2'의 후속이 될 것이라는 정보 외에 포맷이나 멤버 등과 관련해서는 아직까지 크게 알려진 내용이 없는 상황. SBS 내부에서도 실력자로 인정받는 장혁재 PD가 연출자로 나서 새로운 버라이어티를 선보일 준비에 들어갔다. 이렇게 되면 강호동은 결국 고정 프로그램만 4개를 맡게 된다. 이는 지난 2011년 잠정 은퇴 전과 동일한 편수다. 그해 9월, 돌연 은퇴 선언을 하기 전까지 강호동은 '스타킹', '무릎팍도사'를 포함해 SBS '강심장',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까지 총 4개의 프로그램에서 맹활약을 떨쳤다. 이번 SBS 새 예능 프로그램까지 포함해 은퇴 전 시절과 마찬가지로 총 4개의 프로그램에 메인 MC로 발탁되는 저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강호동이 정말 한물 간 MC라면, 강호동의 매력이 예전만 못하다면 과연 지상파 3사들이 그에게 이토록 많은 자리를 허락할 수 있을까. 예컨대 시청률이 저조하면 첫 방송 2달 만에도 폐지 철퇴를 받아야 하는 요즘의 예능국 풍경에선 쉽지 않은 일이다. 시청률에 일희일비하고 도 넘은 폐지나 교체의 결정이 만연하는 방송가에서 '실력 없는' 강호동에게 황금시간대 메인 자리를 영구 보장한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천하의 강호동이라도 MBC '놀러와'의 유재석이 그랬듯 언제든 물러나야 하는 순간을 만날지 모른다. 하지만 1년 넘은 공백을 가지고 복귀한 지 고작 넉 달이다. 제작진이 초반의 성적표만으로 강호동의 저력을 의심했다면 고정 4개의 위업은 달성되지 못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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