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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 독하게 해독주스~

[기타] | 발행시간: 2013.03.20일 15:36

[한겨레] 30대 들면서 과체중

직전까지 올라간 체중

건강적금 드는 셈 치고

해독주스 체험에 도전

첫주에는 속이 더부룩

쾌변 대신 트림만 계속

일주일 뒤 반으로 준 밥의 양

고생하던 장에도 광명이

 이제 가릴 수도 없다. 따뜻한 날씨는 반갑지만, 벗어야 하는 두꺼운 겨울 외투를 향한 애처로운 눈빛. 봄이면 봄마다 오는 다이어트 충동에 효과 좋다는 건강식품, 식이요법을 불꽃 검색하고 있는가! 그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들이 여기 에 있다. 십 수 년에서 수 년 동안 독성 물질을 몸 안에 차곡차곡 쌓아온 박미향, 김은형, 이정연 기자 3인방이다. 깨끗하게 맑게 자신있게를 외치며 최근 장안의 화제를 일으키고 있는 해독주스 체험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각오는 독했건만 정작 체험기는 인간미가 넘쳐도 너무 넘친다. 상큼하기보다 시금털털한 여기자들의 해독주스 체험 일기, 시작한다.  

“건강도 저축이다.” 얼마 전 찾아뵌 60대 초반의 은사는 화두를 던지듯이 툭 한마디를 내뱉으셨다. 건강이 저축이라면, 어디 보자…. 아무래도 나의 건강 재무제표의 건전성은 바닥을 달리고 있는 듯하다. 사회생활의 첫발은 2007년 10월 한겨레신문사 입사로 뗐다. 그로부터 5년 반. 건강담보대출을 받았으나, 5년 반 내리 거의 쉼없는 음주로 대출금은 이내 바닥을 드러낸 상황. 여기에 즐겨 마지않는 가무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건강 마이너스 대출까지 끌어다 썼다.

그래서 2년마다 받는 종합건강검진이 다가오면 걱정이 된다. 나뿐 아니라, 주변의 선후배들은 간 걱정에 초조해한다. 지난 2월 받은 건강검진 결과는 의외로 양호. 걱정되는 지표는 단 하나이다. 바로, 정상 체중을 벗어나 과체중 직전까지 간 몸무게…. 할 말이 없다. 2년 전만 해도 양호한 정상 체중을 유지했다. 10여년 동안 유지해오던 몸무게였다. 20대에서 30대로 들어서자마자 내 몸이 보내는 반갑지 않은 신호였다.

건강검진을 마치자마자 독하게 마음먹었다. 건강 적금을 들기로 했다. 최근 식이요법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해독주스를 독하게 마셔 보기로 했다. 효과를 제대로 확인하는 데는 3~6개월의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하지만 여러 번의 식이요법을 경험해 본 결과, 첫 2~3주를 버티지 못하면 말짱 도루묵! 그리하여 역시 건강 저축은 꿈도 꾸지 못하고 사는 건강 신용불량자 김은형, 박미향 기자와 함께 해독주스 체험에 돌입했다. 목표는 체중 감량. 3월1일부터 17일까지, 2주 반 동안의 짧은 일지를 여러분께 소개한다.

첫날 3월1일 해독주스 아침, 저녁 200㎖ 한 잔씩, 운동 걷기 1시간

아침을 건너뛴 지 2년이 넘었다. 아주 배가 고플 때나, 해장이 절실하게 필요할 때 빼고는 아침을 먹지 않게 됐다. 해독주스는 아침, 저녁으로 한 잔씩 마시는 게 좋다기에, 2년 만에 주방에서 푸덕거리며 아침을 맞았다. 전날 저녁 끓여 식혀놓은 토마토, 브로콜리, 양배추, 당근이 담긴 냄비 안을 들여다보니, 그다지 식욕이 돋지는 않았다. 5일치를 한번에 끓여 갈아놓는 것도 귀찮을 따름.

바나나와 사과를 갈아 넣으니 그나마 입맛 당기는 냄새가 풍겼다. 빈속에 한 잔을 쭉 들이켰다. 뱃속은 ‘이게 웬 날벼락’이냐는 듯 요동쳤다. 고요한 아침을 맞았다가, 갑자기 시끌벅적해졌을 테니 뱃속의 아우성은 당연한 듯싶다. 1분 만에 해독주스를 털어놓고 보니 식욕이 돈다. 잡곡밥에 밑반찬 몇 가지로 간단한 아침을 때웠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밥을 먹은 지 1시간 정도 됐을까? 속이 더부룩해지더니 토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게 뭐야!’ 꾸룩꾸룩 올라오는 위 속의 해독주스와 음식물들을 심호흡을 해가며 내려보냈다. 입을 꼭 틀어막았다가 시원한 바깥바람을 맞으니 그제야 진정이 됐다. 괜한 도전이었나? 첫날부터 의심만 커져 간다.

넷째 날 3월4일 해독주스 아침, 저녁 200㎖ 한 잔씩, 운동 실내자전거 1시간

해독주스를 마셔본 많은 사람들이 최고의 효과로 꼽는 것은 ‘쾌변’이다. 잘 섭취하지 않던 식이섬유를 듬뿍 섭취해주니 그동안 힘들어하던 대장은 해독주스의 등장을 크게 반긴다. 그러나 그것은 남의 이야기. 쾌변의 희열은 4일이 지나도록 느낄 수 없었다. 왜죠? 더부룩한 위장은 잦은 트림으로 신호를 보낼 뿐이었다. 경증의 만성 위염을 갖고 있는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증상이라 했다. 실제로 종합건강검진 소견에서도 확인된 증상이었다. 운동이 부족해서 아닐까 하고, 옷걸이로 전락한 먼지 쌓인 실내자전거를 힘차게 굴려 봤다. ‘장아, 너도 힘차게!’라고 속으로 외치며 페달을 밟았다. 쾌변의 그날은 도대체 언제 도래할 것인가?

일곱째 날 3월7일 해독주스 아침, 저녁 200㎖ 한 잔씩, 운동 ×

먹는 양이 눈에 띄게 줄었다. 아침 식사로 해독주스를 마시고, 밥을 먹으면 포만감이 금세 느껴졌다. 평소 먹던 한 끼 식사량은 1공기에서 절반 이하로 줄었다. 드디어 해독주스의 효과가 감지되는 것인가? 기뻐하는 찰나, 어제는 낮술을 지나치게 많이 마셨다. ‘아마 난 안 될 거야’라고 의기소침해졌다. 자책하는 마음을 담아 체중계에 올라섰다. 첫날보다 몸무게가 1㎏ 줄어 있었다.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 만큼이지만,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후훗! 체험 5일째부터 대장도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광명의 그날이 점점 가까워져 오는가 싶다.

열째 날 3월10일 해독주스 아침, 저녁 200㎖ 한 잔씩, 운동 걷기 및 뛰기 1시간

서해안으로 여행을 떠나왔다. 여행지에서도 독하게 해독주스는 이어졌다. 함께 여행을 온 친구들은 식욕을 떨어뜨리는 해독주스를 보고 슬쩍 비웃었다. 사과를 갈아 넣은 해독주스는 금세 색깔이 갈색에 가깝게 변하기 때문이다. 친구들의 비웃음은 문제 될 것 없었다. 여행 일정에 맞춰 챙긴 해독주스를 꼭꼭 씹어 마셨다. 해독주스를 마시는 데도 요령이 생기기 시작했다. 벌컥벌컥 마시기보다는 5분에서 10분에 걸쳐 꼭꼭 씹어 마셔보니 뱃속이 조금 더 편해졌다.

열셋째 날 3월13일 해독주스 아침, 저녁 200㎖ 한 잔씩, 운동 실내자전거 1시간
이제 겨우 습관이 된 듯하다. 아침에 일어나 해독주스를 가는 데는 채 5분도 걸리지 않는다. 시간뿐 아니라 해독주스의 맛에도 중독이 됐다. 아침엔 무슨 맛인 줄 모르고 마시지만, 저녁 시간 전 마시는 신선한 해독주스는 하루 동안 몸속에 쌓인 독성을 씻어주는 느낌이다. 처음에는 함께 갈아넣은 사과와 바나나 맛을 즐겼지만, 이제는 달큰한 당근과 담백한 양배추 맛이 혀를 감싼다.

열일곱째 날 3월17일 해독주스 아침, 저녁 200㎖ 한 잔씩, 운동 ×

체험 일지를 쓰는 마지막 날. 아점으로 해독주스를 마시고, 점심을 먹었다. 어머니께서 해주신 맛난 집밥이 식탁 위에 차려졌지만, 밥공기에서 한술을 덜어냈다. 확실히 식사량은 절반 이하로 줄었다. 신기한 것은 해독주스를 마시지 않는 점심시간의 식사량도 줄고 있다는 사실. 조바심을 냈지만 쾌변 목표는 달성했다. 해독주스를 마신 뒤 1주일 내내 나오던 트림도 더는 나오지 않는다. 앞으로 두 달 동안 더 마시기로 결심했다. 체중계는 첫날보다 1.8㎏ 줄어든 숫자를 가리키고 있었다. 이것만으로 해독주스를 독하게 마실 이유는 충분하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 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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