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당진의 한 농협의 금고에서 9000만원이 3분 만에 털렸다.
24일 당진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전 2시15분 당진시 우강면 한 농협에 괴한이 침입했다. 이 괴한은 농협건물 방범창문 쇠창살을 공구로 자르고 침입해 현금보관실 안 1m 크기 소형 금고를 열고 9000만원을 빼내 달아났다. 범인이 침입해 나갈 때까지 3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털린 돈은 모두 1만원권 지폐로 현금지급기의 현금이 주말에 떨어질 때를 대비한 용도였다.
범인은 보관실 CCTV 방향을 돌려놓거나 화면 앞부분에 미리 준비해 간 분무액 형태의 페인트를 뿌리는 치밀함을 보였다. 지난해 12월 발생했던 여수 우체국 금고털이범의 범행 방법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금지급기 앞 CCTV에 용의자의 모습이 찍혔지만 모자와 마스크를 써 정확한 인상착의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거나 전문 금고털이범의 소행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농협 측과 경비업체는 괴한이 침입했을 당시 경보음이 울렸으나, 수초 만에 경보 체계가 정상 상태로 돌아와 별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안이하게 대처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비업체 측이 경보체계의 오작동으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농협 측은 7시간 가까이 도난 사실을 몰랐었고, 주말당직 농협직원이 출근해 범행 현장을 발견하고서야 오전 9시45분 경찰에 신고했다.
쿠키뉴스 당진=정재학 기자 jh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