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강릉서 그물에 걸려 죽은 채 잇따라 발견
당국 “몸에 상처 있을 땐 바다입수 자제해야”
피서철 동해안에서 식인상어인 청상아리가 그물에 걸려 죽은 채 잇따라 발견돼 피서객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당국은 동해안을 찾는 해수욕객이나 해녀, 스킨스쿠버를 비롯한 레저객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며 상어 발견 시 즉각 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28일 포항해경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전 3시50분쯤 경북 영덕군 남정면 원척항 동방 1마일 해상에서 길이 2.6m 크기의 청상아리 1마리가 그물에 걸려 죽은 채 발견됐다. 이날 발견된 청상아리는 상어 가운데 속도가 가장 빠르며 어류나 포유류, 새, 두족류, 썩은 고기 등을 가리지 않고 먹는 잡식성으로 성질이 난폭해 사람이나 배를 공격할 우려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23일 오전 5시쯤에는 강원도 강릉시 주문진 앞바다 1.5마일 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어민이 정치망 그물에 걸려 죽어 있는 길이 2m 크기의 청새리상어 1마리를 발견했다. 지난 22일 오전 주문진 앞바다에서도 상어 한 마리가 정치망에 걸려 죽은 채 발견됐다.
영덕에서는 지난해에도 피서철을 전후로 청상아리 2마리가 잇따라 죽은 채 발견, 해수욕장마다 상어퇴치기를 마련하는 등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 바 있다.
상어는 총 360여종이 있는데 우리나라 바다에는 41종이 살고 있고 사람을 공격하는 종은 청상아리와 백상아리, 칠성상어, 흑기흉상어, 귀상어, 미흑점상어, 무태상어 등 7종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식인상어로 인해 사망한 사람은 총 6명에 이른다. 1959년 7월 서해안 대천해수욕장에서 대학생이 상어에 물려 과다출혈로 사망했으며 1981년 5월에는 충남 보령 앞바다에서 해산물을 채취한 후 배에 오르던 해녀가 상어 2마리에게 물속으로 끌려들어가 희생됐다. 1995년 5월과 1996년 5월에도 서해에서 해녀와 어부가 상어에 물려 다리가 절단돼 숨졌다.
상어는 남쪽에서 올라오는 난류와 북쪽의 한류가 만나면서 풍부한 먹잇감이 형성되는 5월부터 남해안에서 서해안으로 이동한다. 이 때문에 국내 사망사고도 대부분 서해에서 발생했다.
해양전문가들은 이번에 경북 동해안에서 청상아리가 발견된 것은 온난화에 따라 동해안의 수온이 상승한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다. 청상아리는 주로 우리나라 중부 이남 해역 및 동중국해에 분포하며 육식성으로 성질이 난폭해 사람도 공격할 수 있다고 해경은 밝혔다. 특히 청상아리는 물속에서도 시속 95㎞로 매우 빨리 움직이고 1㎞ 떨어진 곳의 피냄새까지 맡을 정도로 후각이 발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상처가 있을 때는 절대 바다에 들어가면 안 된다고 해경은 당부했다.
포항해경 관계자는 “청상아리는 성질이 난폭하고 사람이나 보트도 공격할 수 있는 악상어과에 속하기 때문에 해수욕객들은 허리 이하의 얕은 수심에서 수영하도록 주의하고 상어를 발견하면 즉시 해경(긴급신고전화 122)에 신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포항= 장영태 기자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