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영 신화통신의 인터넷판 신화넷에 지난 6일 게재된 '사형집행 실록'
중국 관영 매체인 신화(新华)통신과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环球时报)의 영문판 글로벌타임스(Global Times)가 자사 홈페이지에 포르노 사이트의 사진 수십 장을 '사형집행 장면'으로 잘못 게재해 망신을 당했다.
홍콩 남화조보(南华早报)의 보도에 따르면 신화통신은 지난 6일 오전 '여성 범죄자의 사형 실록(女囚死刑实录)'이라는 제목으로 한 여성범죄자에 대한 사형장면을 주제로 한 사진 38장을 슬라이드쇼 형식으로 게재했다. 글로벌타임스 역시 같은날 '여성 수감자 사형기록-가장 어두운 세계의 장면'이라는 제목으로 비슷한 사진 수십 장을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사진들은 한 여성이 경비원에 의해 준비돼 있던 의자에 강제로 눕혀져 사지를 속박당한 후, 말총머리를 한 백인 남자의사가 여성의 오른팔에 검은 액체가 담긴 주사액을 주입하는 장면을 담고 있다. 여자는 고통스러워하다가 결국 사망한 것으로 묘사된다.
▲ 웹사이트 상하이스트에서 "신화넷이 게재한 '사형집행 사진'은 포르노의 장면"이라고 폭로했다.
하지만 이 사진의 출처는 포르노 영화의 캡쳐 장면인 것으로 드러났다. 상하이에 기반을 둔 영문 웹사이트 상하이스트(Shanghaiist)는 "신화넷과 글로벌타임스에 게재된 '사형 실록' 사진들은 사실 모 포르노사이트에 게재된 포르노 영화 '치명적인 주입'(Lethal Injection)의 장면"이라고 폭로했다.
실제로 38장의 사진 중 뒷부분을 보면 여자의 셔츠 단추가 다 풀어져 있고 가슴골이 그대로 드러나는 등 사형집행 중에 일어났다고 보기에는 부자연스럽다.
신화넷과 글로벌타임스는 이에 해당 사진을 삭제했지만 바이두(百度)에서 검색해보면 여전히 이 장면을 캡처한 사진이 일부 남아 있다.
중국 관영매체가 사실 관계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오보한 실수를 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지난해 11월 말, 미국의 전문 풍자매체인 '디 어니언'(The Onion)'에서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올해 최고의 섹시 가이'로 선정한 것을 그대로 보도해 망신을 당했다. [온바오 박장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