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재판 마지막날인 26일, 법정 피고인석에 앉은 보시라이
해외 언론이 "중국 공산당 지도부 내부에서 보시라이(薄熙来·63) 전 충칭시(重庆市) 당서기의 재기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보시라이는 재판 이전까지만 해도 형량에 관계없이 정치적으로 재기할 소지가 거의 없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었으나 최근 5일간 열린 재판에서 보시라이가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적극적으로 공세에 나서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익명을 요구한 지도부의 한 소식통은 "보시라이는 시진핑(习近平) 국가주석에게 있어 가장 큰 위협"이라며 "만약 보시라이가 사형되거나 병으로 죽지 않는다면 언젠가 재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도 "보시라이가 이번 재판으로 '중국 좌파의 지도자' 자리를 확고히 했다"며 "보시라이가 언제가 재기해 정치 개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는 "보시라이의 재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는 중국 공산당 역사에서 숙청된 인사가 부활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덩샤오핑(邓小平)이다. 덩샤오핑은 과거 세번이가 실각했지만 결국 재기해 '오뚝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더욱이 보시라이는 당과 군, 정부 내에 여전히 많은 동조자가 있는 가운데 이번 재판을 통해 대중적으로도 지지를 받고 있음이 확인됐다.
로이터는 "웨이보(微博, 중국판 트위터)에서 실시한 한 여론조사에서는 "재판 이후 그에 대한 인상이 좋아졌다"고 응답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3배 정도 많았으며 보시라이에게 호감을 갖고 있던 사람 6명 중 5명은 재판 이후 그에 대해 더 긍정적인 시각을 갖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타이완(台湾) 연합보(联合报) 역시 "이번 재판의 최대 승자는 보시라이"라고 평가했다.
신문은 소식통을 인용해 "보시라이가 이번 재판이 시작되기 전 중국 정부에 제시한 유일한 요구가 재판 공개"라고 전하고 "중국 정부는 민감한 정치 문제를 언급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내세워 보시라이의 요구를 받아들였는데, 결과적으로 보시라이의 이같은 전략은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온바오 한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