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기업가협회 표성룡 회장.
(흑룡강신문=하얼빈) "중국에 진출한 한국인이나 조선족, 그리고 조선에 사는 동포는 하나의 민족입니다. 서로가 지닌 편견을 버리고 힘을 합쳐 각자 속한 곳에서 경제 발전을 이뤄나가야 합니다"
19일 서울 쉐라톤 워커힐호텔에서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 주최로 열린 제1회 한ㆍ중경제포럼에서 성공사례 발표자로 나선 조선족 기업인 표성룡(59) 신성그룹 회장은 한민족 공동 번영론을 역설했다.
중국 조선족기업가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표 회장은 "중국 16개 도시에 조선족기업가협회가 결성돼 있으며, 올해에는 베이징과 상하이 등 4개 지회가 추가된다"면서 "협회에 소속된 5천여명의 조선족 기업인들은 서로 협력하고 상생하며 발전을 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조선족기업가협회는 지금까지 4차례의 대규모 경제교류회(박람회)와 2차례 경제포럼을 개최해 조선족 경제 네트워크를 구축해 왔다"며 "앞으로는 한국과 전 세계 한민족 경제인들과의 교류·협력에도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표 회장은 중국 요녕성 심양시에서 철강 판매, 부동산 개발, 무역 등의 업종을 영위하는 11개 기업을 거느리고 연 평균 250억위안(한화 약 4조1천6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재벌급 기업가다.
그는 '요녕성을 빛낸 인물', '요녕성 100대 기업인', '국무원 소수민족 선진 모범' 등의 칭호도 받았다.
최근에는 요녕성 철령시에 철령삼보유한공사를 설립, 석탄에서 기름을 뽑아내는 석탄액화 사업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표 회장은 "석탄 4t에서 디젤유 1t을 뽑아내는 기술을 갖고 있다"면서 "이미 정부로부터 50억위안의 투자 약속도 받아냈다"고 말했다.
평안북도가 고향인 표 회장은 조선 동포들에게도 남다른 애정을 쏟고 있다. 지난 2003년 감자 종자 10t을 조선에 보냈고, 2004년 4월 룡천역 폭발사고가 일어났을 때는 밀가루 5t과 이불 550채, 양말 2천 켤레, 신발 600켤레 등을 요녕성 조선족기업가협회 명의로 지원하기도 했다.
또 2005년부터 평양 대동강 변에 3층 건물에 지어 식당과 의류점, 식료품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방한에 앞서 평양에 들렀다는 표 회장은 "요즘 조선은 조용하며 (남북이) 잘 화해해서 잘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그는 또 "한국이 조선에 돈을 퍼주는 것보다는 기술을 전수해 주었으면 좋겠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정치적 화해가 이뤄져 관계가 좋아져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그것이 통일로 가는 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