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개통 앞둔 고속철로 폭우로 붕괴
- 국토부 "대도시 지반침하 심각" 경고
[상하이=이데일리 윤도진 특파원] 빠른 속도로 도시화가 진행되고 있는 중국에 위태로운 경고음이 다시 울리고 있다. 개통을 한 달 앞둔 고속철 철로가 무너지는가 하면 정부의 지질 조사에서도 도시내 지반 침하가 지나친 상황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관영 신화통신은 지난 9일 폭우 뒤 중국 고속철도 우한(武漢)-이창(宜昌) 노선 사이 고속철로 일부가 시험 운행을 하는 기간 중 붕괴하는 사고가 일어났다고 12일 보도했다.
▲ 고속철 우한-이창 구간 수리작업 사진(사진: 매일경제신문)
통신은 사고경위와 인명 피해 여부는 밝히지 않았지만 수 백명이 긴급 투입돼 보수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오는 5월 개통을 앞둔 이 구간은 공사기간이 짧은 데다 종전에도 자갈 대신 흙을 자재로 쓰는 등의 문제로 부실공사 우려가 불거졌던 곳이다.
해당 구간 건설회사는 "교각이나 철로 지반 붕괴가 일어난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일상적인 검사와 보수 작업이었을 뿐"이라고 지역 언론을 통해 해명했다.
그러나 중국 언론과 네티즌은 "일상적 보수작업이 수백명의 인원을 동원하지는 않는다", "폭우 뒤 대규모 작업이 있었던 것은 유실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이와 함께 인구가 밀집한 중국 주요 대도시에도 지반 침하가 우려스러울 정도라는 지적도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국토자원부 조사를 인용해 중국 내 50여 대도시가 지반침하 현상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조사에 따르면 2009년 기준 중국 내 지반침하 면적은 7만9000㎢로 도시화와 산업화가 훨씬 진전된 미국의 지반침하 면적 4만4030㎢의 두 배에 이른다. 특히 상하이(上海) 등이 위치한 창장(長江)삼각주, 베이징(北京)이 속한 화베이(華北) 평원 등의 지반침하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층빌딩 난립과 과도한 지하수 개발 사용 등이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달 상하이 푸둥에서는 중국 최고 높이(632m)를 목표로 짓는 상하이센터 주변 도로에 균열이 생겨 지반 침하 등 안전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