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전성민 기자] 시범경기부터 뜨거운 2012년 프로야구가 다양한 볼거리로 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전력이 평준화된 팀들의 치열할 우승레이스, 국내무대서 본적이 없었던 거물 박찬호 김병현의 등장, 다시 돌아온 이승엽과 김태균 등 그야말로 관전포인트가 즐비하다.
이중 이승엽과 김태균이 가세한 홈런왕 경쟁은 더더욱 관심이 집중된다. 야구의 꽃이라는 홈런을 둘러싼 슬러거들의 진검승부가 예상되는 2012년 프로야구다.
↑ 홈런왕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승엽, 김태균, 김상현, 최형우는 2012년 홈런의 향연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사진팀
일본에서 국내로 복귀한 이승엽(삼성 라이온즈) 김태균(한화 이글스)에 맞설 국내파 최형우(삼성) 김상현(KIA 타이거즈) 등 홈런왕 출신 타자들이 뜨거운 홈런 레이스를 예고하고 있다. 막상막하 홈런왕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이 선수들은 시범 경기 개막 2연전인 17, 18일 나란히 홈런포를 가동하며 기대감을 현실화하고 있다.
일본에서 8년 간의 선수 생활을 마치고 국내로 복귀한 이승엽은 17일 잠실 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서 비거리 130m짜리 투런 홈런을 쏘아올렸다. 한국프로야구 사상 최다인 다섯 차례(1997, 1999, 2001, 2002, 2003년) 홈런왕에 오른 이승엽은 스프링 캠프에서 스스로 열심히 훈련했다고 자부할 만큼 야구에만 매진했다. 의욕이 그만큼 대단하다는 방증이다.
일본 투수들의 변화구에 대처하면서 바뀌었던 소극적인 스윙을 버리고 공에 최대한 힘을 싣는 예전의 타격폼을 되찾았다는 것도 고무적이다. 이승엽은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네 차례 연습 경기에서는 타율 0.091로 부진했지만 시범 경기 홈런을 통해 자신감을 갖게 됐다.
다른 거포들도 쾌조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 2008년 홈런왕 김태균은 18일 청주 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경기에서 1회말 스리런 홈런을 쏘아 올리며 국내 복귀를 신고했고 2011년 홈런왕 최형우도 같은 날 홈런을 쳐내며 복귀파의 이름값에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승엽, 김태균, 최형우와 함께 홈런왕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김상현은 2012년이야말로 진정한 홈런왕을 가리는 무대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17일 "이대호(오릭스 버펄로스)가 빠지기는 했지만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홈런 타자들이 모두 모였다. 진정한 승부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김상현은 2009년 36홈런으로 최희섭(33개), 이대호(28개)를 제치고 정상에 오른 바 있다.
김상현의 말대로 2012년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홈런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언급한 후보들이 모두 부상 없이 건강한 상태에서 시즌을 시작한다는 것도 반갑다. 동등한 조건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칠 수 있는 판이 마련됐다.
근래 전반적으로 홈런 개수가 줄어들어 호쾌함이 줄어들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국내 아구판을 생각하면 이들이 펼칠 홈런 레이스는 더욱 주목된다. 이승엽이 56홈런을 기록하며 아시아 최다 홈런 신기록을 작성한 이후로 8시즌 동안 홈런 1위의 평균 개수는 33.37개다. 40홈런을 넘긴 선수는 2010년 이대호가 유일하다. 그간 투수들이 신바람을 냈었다는 뜻인데, 올해는 잔뜩 긴장해야할 것 같다.
30~40개 정도는 너끈히 담장 너머로 보낼 수 있는 거포들의 무한경쟁. 홈런의 향연을 준비하고 있는 거포들이 2012년 야구팬들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