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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렬사와 오늘의 조선족 /리영춘

[중국조선족문화통신] | 발행시간: 2011.03.31일 08:14

청명절을 앞두고 나는 도문시 《혁명렬사기념비》를 찾았다. 도문 철도역에서 일광산 방향으로 약 20분 걸어가면 철길 오른쪽 산등성에 도문시정부에서 세운 《혁명렬사기념비》가 있다.

이곳은 나의 아버지가 생전에 자주 다녀오시던 곳이다. 그때마다 나도 아버지를 따라 종종 여기에 왔었다. 특등 전투영웅이며 일등 잔페전업군인이신 아버지는 《혁명렬사기념비》에 남다른 감정을 갖고 있었다. 6년전에 아버지가 세상을 뜬후 그의 유언에 따라 골회를 룡정시 비암산 소나무밑에 뿌렸었다. 아버지의 산소가 따로 없기에 나는 해마다 청명절이 다가오면 이 기념비를 찾아오군 한다. 그러면 아버지를 다시 보는 기분이다.

기념비를 바라보는 나는 여러가지 생각에 잠겼다. 저명한 시인 하경지는 지난 세기 50년대에 연변을 돌아보고 연변에 대해 《산마다 진달래요, 촌마다 렬사비라》고 묘사하였다. 자료에 의하면 연변에는523개의 《혁명력사기념비》가 있다. 이러한 경관은 중국 그 어느곳에서도 찾아볼수가 없다.

이 기념비 비문에만 해도 도문시에서 참군하여 희생된 1014명 혁명렬사명단이 똑똑히 적혀있다. 더욱 사람들의 주목을 끄는것은 그중 조선족혁명렬사가 982명이고 한족혁명렬사는 32명이라는 점이다. 조선족혁명렬사가 97%에 해당된다. 그당시 도문시지역에 조선족 인구가 얼마나 있었는지는 잘 모르지만 그 수자와 비례는 엄척난것이다.

력사자료를 찾아보면 연변의 8개 현, 시의 정황이 모두 비슷하다. 연변인민방송국 리은파기자가 쓴 글에 따르면 룡정시에는 5370명의 혁명렬사가 있는데 그중 조선족 혁명렬사가 96%를 차지한다.

필자가 항일전쟁승리 60돐을 맞으며 쓴 글을 본적 있는데 동북에서 녀혁명렬사중에 90%이상이 조선족녀혁명렬사라는것(흑룡강신문 2005.08.16) 길림성의392명 녀혁명렬사중에 조선족녀혁명렬사가 390명이란 소식(조선족포럼 2006.07.10)을 보고 놀라지 않을수가 없었다.

나의 가까운 친척만 봐도 그렇다. 아버지가 동북민주련군에 참가한외 큰아버지 2명과 외삼촌은 항미원조시기 중국인민지원군에 참가하여 이국타향 조선땅에서 희생된 혁명렬사이다. 그러다보니 나는 지금 사촌형제도 없다.

나는 력사학자가 아니다. 때문에 우리 중국조선족사회에 얼마나 많은 혁명렬사가 있는지 잘 모른다. 나처럼 연변조선족력사에 대하여 잘 모르는 사람들이 적지 않으리라 짐작된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무었때문에 조선족혁명렬사가 이렇게 엄청 많은지 리해가 잘 안될 때도 있다.

단순히 《애국정신》, 《민족정신》이라는 《큰》 말로 해석하기엔 너무나도 부족하다고 본다. 력사학자들의 심도깊은 연구를 기대해본다.

도문시 《혁명렬사기념비》에 새겨져 있는 비문을 자세히 살펴보면서 나는 이런 생각을 해본다.

《비문》에는 《항일전쟁부터 항미원조전쟁시기 그리고 건국이래 사회주의혁명과 건설중에 희생된 혁명렬사들을 추모하여 이 비석을 세운다》고 씌여있다. 물론 《부터》란 두 글자가 있기에 그 의미를 알아볼수는 있다. 항일전쟁과 항미원조전쟁 사이에는 단 해방전쟁 하나가 더 있는데 《부터》란 두 글자를 쓰지 말고 《해방전쟁》이란 글자를 더 써넣으면 두 글자가 더 많아지지만 보기에는 썩 좋지 않을가. 해방전쟁이 우리나라 근대사에서 얼마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가. 《부터》란 두 글자로 대체한다면 어딘가 못 마땅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또 이러한 생각을 해본다. 전쟁의 나날에 그렇게도 용맹했고 공헌이 많은 우리 조선족들이 무었때문에 건국이후 특히 개혁개방이후 점점 우세를 잃고 약세로 보이고있는지? 조선족 항일렬사중에는 군급간부 4명, 사급간부 10명, 퇀급간부 30여명(인민넷 조문판 2009.04.07)이나 있었다. 소식에 의하면 지금 연변의 조선족 간부대오는 대체로 민족비례와 맞먹지만 중요한 위치에는 그렇지 않다. 조선족이 그저 《노래나 잘 부르고 춤이나 잘 추면》 《모범 자치주》로 되는가를 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연변경내 기업단위들을 살펴보면 더 말이 아니다. 내가 원래 출근하던 기업에는 지난세기 90년대 초반만 해도 지도간부 8명가운데 조선족이 4명이나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조선족이 달랑 한명밖에 없다고 한다. 그 조선족 령도간부도 인젠 나이가 많아서 당금 자리를 내줘야 될 형편이란다. 이러한 현상이 개별적 기업단위에서 나타난것이 아닌것으로 알고있다.

이러한 일들을 두고 근심걱정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어떤 사람들은 조선족이 연변을 떠나고 보니 더 잘 등용된다고 한다. 그러나 여러가지 원인으로 사람들은 공중장소에서 이러한 현상에 대하여 말하기를 꺼려한다.

나는 이러한 상태에 대하여 상급 어른들이 높은 중시와 적당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본다. 소수민족 간부양성은 더 미룰래야 미룰수 없는 급선무로 나서고있다. 요즘 나는 상급 해당부문에서 이 일를 중시하고있다는 소식도 들었다.

조선족학교 학생수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는 문제도 홀시할수 없는 문제다. 며칠전 나는 리발관에 갔다가 우연하게 한 소학교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었다. 조선족인구가 전 시 인구의 57%에 달하는 도문시 시구역(市区)에 조선족 소학교가 하나밖에 없단다.그것도 학생이 겨우 700명 정도란다. 그리고 조선족초중과 고중도 각각 하나뿐이란다. 그 원인을 따져보면 한두가지가 아니다.

몇십년이 지나면 연변에서 조선족이 사라질수도 있다는 말을 그냥 스쳐보낼 일이 아닌것 같다.

나는 이런저런 무거운 생각을 하면서 다시 한번 경건한 마음으로 《혁명렬사기념비》를 올려다 보았다.

저 기념비에 이름을 남긴 선렬들이 오늘의 우리를 내려다본다면 무슨 말씀을 하실가하고 속으로 생각해 보았다.

글/사진 리영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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