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최고재판소가 미국 시민 매슈 토드 밀러(24)에게 지난 4월 북한 여행 중 “적대행위”를 저지른 혐의로 노동교화형 6년을 선고했다.
캘리포니아주 베이커스필드 출신인 밀러는 북한에서 노동교화형을 받은 두 번째 미국인이 됐다. 북한에 억류된 상태이며 아직 재판을 받지 않은 세 번째 미국인도 비슷한 처지에 놓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밀러가 가혹한 형을 선고받으면서 이미 갈등이 깊은 북미관계가 더 악화될 공산이 크다.
북한은 지난해 미국인 관광가이드 겸 선교사 케네스 배(46)에게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한 바 있다. 그는 현재 2년 가까이 북한에 억류된 상태다. 북한은 건강 악화를 이유로 그를 노동에서 제외시켰다.
오하이오주 마이애미스버그 지역 유지보수요원인 제프리 에드워드 파울(56)은 지난 5월 북한에서 단체 관광을 하던 중 술집 화장실에 성경을 놓고 왔다가 체포됐다. 그는 아직 재판을 받지 않았지만 이번달 초 인터뷰를 통해 미국 정부에 도움을 요청했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북한이 밀러, 케네스 배, 파울을 사면하고 즉시 고국으로 돌려보내줄 것을 촉구했다.
국무부는 평양주재 스웨덴대사관을 통해 세 사람을 석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국은 북한과 외교 관계를 맺고 있지 않으며 접촉이 필요할 경우 스웨덴에게 의존한다.
밀러의 선고는 북한이 진정한 인권을 누리고 있다고 주장하는 북한 당국의 5만 단어짜리 인권보고서가 발표되고 하루 뒤 내려졌다. 이 보고서는 올해 초 공개된 유엔 보고서를 반박하기 위한 노력 중 하나로, 유엔보고서는 북한에서 빈번히 자행되는 반인륜적 범죄를 설명하고 북한 지도부를 국제형사재판소 법정에 세울 것을 촉구했다.
월스트리트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