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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듀어든 칼럼] 퍼거슨 후임에 대한 논의는 쓸데없는 짓

[기타] | 발행시간: 2012.03.29일 10:33

퍼거슨 감독은 언제까지 맨유를 이끌까? (사진제공 : 게티이미지)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을 보면 고만고만한 후보들 밖에 없는 것 같다. 2016년 대선을 노리고 있는 공화당의 거물급 대선주자들이 이번엔 출마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있다. 경기가 회복되고 있기 때문에 오바마와의 대결에서 이기는 건 정말 어려울 거라는 논리다. 현직 대통령과의 선거전은 언제나 어려운 법이다. 새로운 상대가 등장할 때까지 기다리는 게 낫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알렉스 퍼거슨 감독도 비슷한 상황에 있다. 퍼거슨의 뒤를 이어 계속해서 성공을 거두긴 어려울 게 뻔하다. 이런 경우에는 후임 감독보다 그 다음 감독이 되는 게 낫다.

하지만 누가 후임 감독이 될까? 몇년 마다 되풀이되는 질문이다. 알렉스 퍼거슨 경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떠나면 누가 그 자리를 차지할까? 아직은 그 시점조차 분명치 않은 상황이다. 그는 지난 25년간 그 자리에 있었고, 그가 없는 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는 상상하기 힘들다. 퍼거슨은 언제나 거기에 있었다.

한 가지 분명한 건, 지금은 그런 얘기를 할 때가 아니란 거다. 이유는 간단하다. 축구계에서는 상황이 시시각각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퍼거슨이 물러나면 어떤 상황이 될 지 누가 알겠는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안드레 비야스-보아스가 후임 감독으로 언급되기도 했지만, 지금은 어림도 없는 소리다.

퍼거슨이 은퇴 직전까지 갔던 2002년을 되돌아보자. 그가 시즌 종료 후 물러나겠다고 말하자 선수들이 예전과는 달리 그의 말을 듣지 않기 시작했다. 곧 떠날 감독은 선수들을 휘어잡을 수 없다. 그래서 퍼거슨은 클럽을 떠나지 않기로 마음 먹었고 결국 은퇴 결정을 번복했다.

그는 2010년에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난 이제 69살이다. 하지만 은퇴하면 뭘 할 수 있을까? 얼마 전에 아내한테 얘기했던 것처럼 언제든 여행을 떠날 수도 있을 거다. 하지만 우리 나이가 되면 마음먹은대로 비행기를 타고 훌쩍 떠날 순 없다."

"그래서 난 계획이 없다. 은퇴할 계획도 없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 하고 싶다."

"몇 년 전에 내가 실수했던 건 환갑이 은퇴하기에 적절한 시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내가 마음을 바꿨을 때 구단은 이미 스벤-예란 에릭손에게 감독직을 제의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내가 가족들이 단단히 화가 나 있다고 말하자 모리스 웟킨스 사무총장이 웃으면서 알았다고 했다."

퍼거슨 감독의 후임으로 에릭손이 내정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는 2002년 당시 최고의 카드였다. 잉글랜드 감독으로 월드컵 예선에서 독일을 상대로 5-1 승리를 거두면서 대표팀을 본선으로 이끌었고, 월드컵 본선에서는 8강에서 챔피언 브라질에 아쉽게 패했다.

그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이끌어갈 적임자로 보였다. 당시 아스널은 강팀이었다. 똑똑하고 섬세한 데다 침착하기까지 한 외국인 감독이 이끄는 팀이었다. 그에 비하면 퍼거슨은 약간 구식이었다. 1999년에 3관왕을 달성하기도 했지만 유럽 무대에서 경험이 풍부한 감독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퍼거슨은 마음을 바꿨고 팀에 남았다. 돌이켜 보면 당시 그의 결정에 대해 지금 뭐라고 할 사람은 거의 없다. 에릭손은 어떨까. 지금으로선 에릭손을 차기 감독 후보로 생각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다. 상황이 얼마나 변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지금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도 내년 이맘 때 쯤이면 잊혀질 수도 있다.

퍼거슨의 후임으로 거론되고 있는 무리뉴 (사진제공 : 게티이미지)

데이비드 오리어리 감독도 똑같은 경우였다. 그는 전도유망한 젊은 감독으로서 리즈 유나이티드를 UEFA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으로 이끌었다. 당시 리즈는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빠르고 재미있는 축구를 하는 팀이었다. 그런데 지금 오리어리는 어디에 있나? 마지막으로 그의 소식을 들었던 건 UAE의 알 아흘리 클럽에서 3개월 만에 해고당했을 때였다.

과거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인연이 있었던 인물, 혹은 퍼거슨 휘하에 있었던 전직 선수가 후임 감독이 될 거라는 전망도 있었다. 스티브 브루스도 한 때 물망에 올랐다. 그는 퍼거슨이 가장 신뢰했던 주장이었고 감독으로서의 출발도 괜찮았다. 프리미어 리그에 진출했다가 버밍엄에서 어려운 시기를 겪었고 올 시즌 초반에는 선덜랜드에서 해임되기도 했다. 올드 트라포드에 입성하기에는 초라한 경력이다. 아무래도 브루스는 힘들 것 같다.

마크 휴즈도 후보들 중 하나였다. 웨일즈에서 경력을 쌓은 그는 블랙번에서 마음껏 능력을 발휘했다. 브루스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었다. 그는 더 좋은 감독처럼 보였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같은 빅 클럽을 이끌 만한 배짱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맨체스터 시티를 선택하는 바람에 기회를 잃어버린 셈이 됐다. 맨유 팬들이 전직 맨시티 감독을 달가워할 리가 없다. 그건 어떻게든 극복할 수도 있는 문제지만, 휴즈가 맨시티에서 해고당했다는 사실이 더 큰 문제다. 문제가 복잡해진 거다. 맨시티에서 퇴짜를 맞은 감독을 어떻게 맨유가 기용할 수 있을까? 부당한 해고였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많았지만 어쨌든 해고당한 건 사실이다.

그가 돌아와서 팀을 리그 정상으로 이끌었다면 경력에 도움이 되었겠지만, 풀럼과 퀸즈 파크 레인저스에서 보여준 지도력으로는 휴즈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만약 휴즈가 올 시즌 퀸즈 파크 레인저스를 프리미어 리그에 잔류시키는 데 성공하고 내년에 팀을 상위권으로 이끌 수 있다면, 더 큰 클럽에서 감독직을 맡아서 나중에 맨유에서 일할 기회를 얻을 수도 있겠지만 지금으로선 그럴 가능성이 거의 없다. 휴즈의 기회는 이제 끝난 거나 다름 없다.

물론 주제 무리뉴가 오길 바라는 팬들도 많다. 그는 프리미어 리그에서의 경험도 있고 빅 클럽을 이끈 경력도 있다. 그는 유럽 최고의 무대에서 최고의 클럽들과 함께 성공을 거뒀다. 퍼거슨의 후계자가 된다고 해서 긴장할 인물도 아니지만 무리뉴는 그 다음 기회를 노릴 만큼 영리한 사람이기도 하다. 무리뉴의 축구 철학과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그의 언행은 걸림돌이 될 수도 있지만 그가 성공을 거두기만 하면 다른 것들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어쨌든 3, 4년 후에 벌어질 일에 대해서 미리 이야기하는 건 쓸데 없는 일이다. 지금 위대한 감독으로 각광받고 있는 인물들이 2016년에는 완전히 잊혀질 수도 있고, 반대로 무명이었던 감독이 유력한 후보로 떠오를 수도 있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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