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 미국의 백만장자가 아들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패륜의 이유는 돈 문제였다.
뉴욕경찰(NYPD)와 현지 언론에 따르면 4일(현지시간) 오후 3시쯤 운용자금이 2억달러(약 2213억원)인 헤지펀드 ‘웨인스콧 캐피털 파트너스 펀드’ 설립자이자 최고투자책임자(CIO)인 토머스 길버트 시니어(70)의 뉴욕 맨해튼 아파트에 아들 토머스 길버트 주니어(30)이 찾아온다.
아들은 어머니 셸리에게 아버지와 따로 할 이야기가 있으니 잠깐 자리를 비켜달라고 부탁한다.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미국 명문 프린스턴대를 졸업한 아들은 한달 월세가 3100달러(약 343만원)인 인근 첼시빌딩에 사는데 백수인 탓에 월세 일부와 용돈을 부모에게 타다 쓰는 형편이었다. 아버지는 최근 아들에게 월세 지원금 2100달러를 끊고 용돈도 주당 400달러에서 300달러로 줄이겠다고 통보했다.
아들이 쏜 총에 맞아 숨진 토머스 길버트 시니어.
어머니는 부자가 화해하길 기대하며 자식에게 줄 샌드위치를 사러나갔다. 하지만 밖에 나간 지 약 15분만에 불길한 느낌이 들어 집으로 다시 돌아왔다. 아파트에 들어서니 남편은 머리에 총을 맞아 피를 흘린 채 숨져 있었고 아들은 없었다. 남편 가슴 위엔 40구경 권총 한 자루를 쥔 왼손이 올려져 있었다. 같은 아파트 주민은 뉴욕포스트에 “당시 윗층에서 아주 큰 소리가 들렸다”며 “뉴욕에선 자주 큰 소리가 나 누군가 뭔가를 떨어뜨렸다고만 생각했다”고 말했다.
911 신고를 받은 직후 출동해 사건 현장을 정밀조사한 경찰은 이날 오후 10시30분쯤 첼시아파트에 돌아와 있던 아들을 체포했다. 아들 집에선 범행에 사용된 것과 같은 탄창과 총알이 발견됐다. 로버트 보이스 담당 형사는 언론브리핑에서 “아들은 범행을 자살로 위장하려했다”면서 “그는 변호사를 불러달라며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주민은 “토머스(아버지)는 늘 예의바르고, 품위가 넘쳤다”며 “가장 기억나는 것은 그의 해맑은 웃음”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주민은 “아들이 이 끔찍한 일을 저질렀다는 게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출처: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