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풍자 전문 주간지 ‘샤를리 엡도’에 대한 테러를 가한 용의자 3명은 모두 프랑스 국적이며 예멘의 테러조직과 연계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30대 형제 두 명과 10대 소년 한 명이다. 경찰은 도주 첫 날 자수한 하미드 무라드(18)와 달리, 잠적한 사이드 쿠아치(34)와 셰리프 쿠아치(32) 형제의 사진을 배포하고 공개수배에 나섰다.
테러를 주도한 것으로 보이는 이들 형제는 2008년 이라크 반군에 무장대원을 보내는 일을 돕다가 징역 18개월을 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법정에서 그는 이라크 수감자들이 미군에 의해 모욕적인 고문을 당하는 모습에 분노해 테러에 가담했다고 진술했다. 현지 언론은 이들이 지난해 여름 시리아에서 귀국했다고 전했다.
무라드는 자신의 이름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오르내리는 것을 보고 심적 부담을 느껴 이날 밤 11시 경찰에 자수했다.
AP통신 등은 범행 현장 목격자들의 증언을 소개하면서 이들이 예멘의 알카에다와 연계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건물 출입문 앞에서 범인들의 협박에 비밀번호를 눌러 이들을 들여보냈다는 만화가 코니 레이는 “그들이 프랑스어를 유창하게 구사했으며 자신들이 예멘의 알카에다 출신이라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범인들의 총기 다루는 솜씨나 민첩한 움직임, 침착한 도주 장면 등을 고려할 때 고도로 훈련받은 지하디스트일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사건 당시 주민들이 촬영한 동영상에는 범인들이 아무런 망설임없이 과감하고 신속하게 범행을 저지르는 모습이 담겨 이를 뒷받침했다.
한편 마뉘엘 발스 프랑스 총리는 “(밝혀진 용의자 이외에도) 여러 명의 용의자를 더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히면서 테러리스트 검거 수사가 확대될 전망이다. 로이터통신도 익명의 경찰관계자를 인용해 “7명이 용의선상에 올랐다”고 전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