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 4세 때 납치돼 인신매매를 당한 남성이 24년 만에 가족과 극적으로 상봉한 사연이 중국 대륙을 울리고 있다.
헤럴드경제에 따르면 쑨빈(孙斌)이란 중국인 남성은 4세였던 지난 1991년 고향 쓰촨(四川)성의 한 채소시장에서 인신매매단에게 납치됐다.
이렇게 그가 팔려간 곳은 중국 동부 연안의 장쑤(江蘇)성의 한 가족.이다
쑨빈의 가족이 생계까지 포기하고 아들을 찾아 나섰지만 쓰촨에서부터 수천마일 떨어진 장쑤에 있을 것이라곤 상상하지 못했다. 암 투병을 했던 쑨빈의 어머니는 꿈에 그리던 아들을 보지 못하고 끝내 지난 2011년 눈을 감았다.
쑨빈의 아버지는 관영 신화망(新華網)과의 인터뷰에서 “생전 아내의 가장 큰 소원이 아들을 찾는 것”이었다면서 “죽기 전 며칠 동안 아들의 이름만 계속 되뇌었다”고 말했다.
이들 가족의 24년 만의 극적 상봉을 가능케 했던 것은 바로 DNA였다.
쑨빈은 기자들에게 “자라면서 내가 입양아라는 것은 알았지만 양부모에게 그 사실을 묻지 않았다”면서도 “친부모를 보고 싶은 마음은 점점 더 커져갔다”고 설명했다.
결국 쑨빈은 지난해 10월 장쑤성 경찰에 자신의 DNA 샘플을 맡기고 가족을 찾아달라고 부탁했다. 긴 기다림 끝에 그는 드디어 유전자 정보가 일치하는 가족을 발견했다는 전화를 받게됐다.
[사진=CNN방송 캡쳐]
24년 만에 아버지를 마주한 쑨빈의 눈에서는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 부자는 얼싸안고 감격의 눈물을 뿌렸다. 쑨빈이 납치된 뒤 태어난 여동생도 처음으로 만났다.
상봉의 기쁨도 잠시 쑨빈의 아버지는 10대 때부터 전기기사로 일하고 있다는 아들의 얘기를 듣고 가슴 아파해야 했다. “나라면 15살까진 학교를 다니게 해줬을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CNN과의 통화에서 “납치된 아이를 입양한 혐의로 양부모를 고발할 것”이라면서도 “아들이 돌아와 우리와 살게 되면 소송을 계속 끌고가진 않을 생각”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