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희선 기자] "누가 나오느냐도 중요하지만 누가 나오더라도 무실점을 하고 있다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말은 옳았다. 3골, 그리고 무실점으로 만든 승점 9점이 한국을 조 1위로 8강에 오르게 만들었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7일(이하 한국시간) 호주 브리즈번 스타디움서 열린 개최국 호주와 2015 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최종전 경기서 이정협의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1-0으로 승리하며 3연승으로 승점 9점을 획득, A조 1위로 8강에 올랐다. 조 1위를 차지한 한국은 18일 열리는 사우디아라비아-우즈베키스탄전 결과에 따라 B조 2위와 8강전을 치르게 된다.
개최국이자 강력한 우승후보인 '사커루' 호주를 상대로 거둔 이날 승리는 의미가 남달랐다. 한 수 아래로 여겨졌던 1차전 오만전과 2차전 쿠웨이트전에서 연달아 빈공을 선보이며 1-0으로 신승을 거둔 슈틸리케호는 경기력 논란에 휩싸였다.
1960년 대회 이후 55년 만의 우승을 노리는 한국이 만들어낸 두 번의 1-0 스코어는 물음표가 떠오르기에 충분했다.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만날 호주가 쿠웨이트를 4-1, 오만을 4-0으로 완파하면서 슈틸리케호에 대한 물음표는 점점 더 깊어지고 진해져갔다. 모두 불안해했고, 슈틸리케 감독도 예민해졌다.
그러나 막상 호주전 뚜껑을 열어보자 물음표는 느낌표로 바뀌었다. 슈틸리케 감독의 도박이었던 이정협(상주 상무)은 사우디아라비아 평가전에 이어 첫 선발로 나선 이날 경기서 선제결승골을 뽑아내며 제 몫을 톡톡히 했고, "누가 나오더라도 무실점을 하고 있다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던 슈틸리케 감독의 말대로 곽태휘(알 힐랄)-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중앙 수비 조합과 새로운 No. 1 골키퍼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은 무실점을 지켜냈다.
3경기서 3골을 뽑아내고도 무실점으로 승점 9점을 만들어낸 슈틸리케 감독의 승리 공식 '3-0=9'는 그동안의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꾸는 계기를 만들었다. 답답하게 보일 수도 있었던 철저한 원칙을 고수해서 일궈낸 '슈틸리케 매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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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브리즈번(호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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