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표재민 기자] 이왕 신랄하게 비판을 한 김에 ‘진짜 사나이’에 출연하는 것은 어떨까. 군대 체험 프로그램 MBC ‘일밤-진짜 사나이’가 큰 인기만큼이나 평론을 구성 방식으로 내세운 프로그램들의 먹잇감이 되고 있다. 이쯤 되면 프로그램을 대놓고 저격한 이들을 한데 모아 특집을 꾸리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는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진짜 사나이’는 군대 체험을 통해 스타들의 성장과 변화를 들여다보는 구성. 벌써 방송 3년차를 맞은 이 프로그램은 대한민국 남자들이라면 한번쯤은 강제적으로 접하거나 귀동냥이라도 했을 공포의 군대를 다루는 까닭에 언제나 입방아 찧기 좋은 프로그램이다. 참 욕하기 좋고, 욕먹기 좋은 그래서 화제성만큼은 최고인 인기 프로그램인 것.
특히 군대에 대한 불편한 시선을 가지고 있는 이들에게 군대를 미화하고 군인을 웃기기 위한 예능 캐릭터로 만든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분명히 잘못된 병영 문화를 들여다보거나, 스타들의 짠한 성장기를 통해 감동을 받는 등 긍정적인 기능을 하고 있지만 이 프로그램을 일단 곱지 않게 보는 이들도 상당하다. 무엇보다 예능프로그램에 대한 평론 혹은 수다를 떠는 프로그램의 잦은 소환 대상이기도 하다.
허지웅이 대표적이다. 그는 지난 12일 방송된 JTBC ‘썰전’에서 여군 특집에 대해 “지난 시즌에서 증명됐던 흥행전략에 사람만 바뀌었다. 짜고치는 고스톱이다. 군대라는 환경을 예능으로 푸는 것을 언제까지 봐야 하나”라고 불편한 시선을 드러냈다. 그가 ‘진짜 사나이’에 대한 날카로운 잣대를 드러낸 것은 처음이 아니다.
그는 앞서 지난 해 9월 역시 “‘진짜 사나이’ 여군 특집을 상당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했고 재밌게 봤다”면서 “그래서 난 폐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 군대는 견제, 비판, 쓴소리 없으면 합리성 보여주지 않을 조직이다. 군대 이미지를 세탁하는 예능 형식은 문제가 있다”라고 ‘진짜 사나이’의 구조적인 한계를 지적한 바 있다.
장동민 역시 최근 KBS 2TV ‘작정하고 본방사수’에서 이 프로그램을 본 후 “제발 그만 좀 울어라”, “진짜 미칠 것 같다”라고 불만을 토로한 바 있다. 또 그는 입소 첫날부터 눈물을 짓는 여군을 보며 “무슨 첫 날인데 저러냐. 무슨 10년은 된 것처럼 방송을 한다. 진짜 군대였으면 난리 났다”라고 많은 남성 시청자들이 이 프로그램을 보며 털어놓는 불평과 불만을 대변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썰전’과 ‘작정하고 본방사수’는 프로그램 형식은 다르나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이 두 프로그램에서 ‘진짜 사나이’에 대해 도끼 눈을 뜬 것은 그만큼 프로그램이 관심을 받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동시에, 이 프로그램에 대한 호불호 확실한 시청자들의 분위기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진짜 사나이’에 대한 비판이 방송 후 큰 화제가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동시에 ‘진짜 사나이’는 외부적인 맹공격에 진정성을 의심받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늘 내부적인 논란보다는 외부적인 잡음과 환경에 노출되며 위기를 맞았던 ‘진짜 사나이’로서는 상당히 억울할 법한 일이다. 때문에 일부 네티즌이 농담삼아 프로그램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비판을 가한 이들을 한데 모아 저격수 특집을 희망하는 것도 완전히 ‘무리수’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예능은 예능답게 푸는 방식을 취하며 위기를 돌파했던 '진짜 사나이'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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