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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영웅 허학진과 그의 어머니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09.11.17일 10:15

1993년도에 남긴 소화영웅 허학진의 사진.


명년 6월 27일은 장춘뻐스공사 남부역대합실 화재사고에서 희생된 소화영웅 허학진이 희생된지 15주년이 되는 날이다. 언제인가 꼭 영웅어머니를 만나뵐 생각이 있었던지라 지난 10월 나는 연변행차중 룡정시 삼합진에 계시는 허학진의 어머니 량순자를 만났다.

호리호리한 키에 갸름한 얼굴, 얼핏 보아도 소박하고 시원시원한 성격의 농촌로인이였다.

삼합진은 두만강변에 위치해 있었다. 정교하게 지은 그의 새 집에는 가정기물이 질서정연하게 배렬됐고 정면 벽우에 허학진혁명렬사증이 걸려있었고 그 옆의 사진틀에는 가족사진이 나란히 걸려있었다. 미끈한 체격에 영준하게 생긴 허학진이 생전에 경복을 입고 찍은 사진이 나의 시선을 끌었다.

나는 중앙인민방송국에서 방송했던, 장춘시의 방송애청자들이 건국60돐을 기념하면서 소화영웅어머님께 올리는 위문편지와 노래를 담은 록음기 단추를 눌렀다. 아나운서의 잔잔한 목소리가 흘러나오자 량순자는 눈물을 흘리지 않으려고 애썼지만 종당에는 막을길 없었다.

여러 가지 질병에 시달리지만 강의한 의지의 소유자인 량순자는 록음을 다 듣고나서 《장춘의 로인님들께 고마운 마음 이루다 말할수 없습꾸마》라며 허학진의 이야기를 꺼냈다.

1972년 삼합진(부유향) 조동촌에서 량순자의 막둥이로 태여난 허학진은 룡정시 조양천고중을 졸업한후 1993년에 참군했다. 성근하고 활달한 성격의 그는 남 돕기를 즐기고 열심히 근무한데서 평판이 좋았다. 입대한지 불과 1년밖에 안되는 사이에 그는 3차 표창받고 1차 3등공을 세웠다.

1995년 봄 어엿한 소방대원이 된 허학진은 인민의 생명재산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시시각각 자기 목숨마저 서슴없이 바칠 만단의 준비를 하고있었다. 어느날 집에 휴가 간 그는 어머니께 이런 말을 했다. 《엄마, 전투에서 어찌 상하지 않고 죽지 않는다고 단언할수 있겠어요. 어떤 유가족들은 부대를 찾아 무리한 요구를 제출하는데 나는 이런게 질색입니다. 만일 내가 죽으면 엄마는 절대 이러지 마오. 그러면 내 얼굴에 똥칠하는거란 말입니다》.

1995년 6월 27일 새벽, 장춘뻐스공사 남부역대합실에 큰 화재가 났다. 그날 당직이고 1호차 1호 전투원이며 2반 반장인 허학진은 세 전우와 함께 사다리를 잡아타고 세차게 타오르는 지붕우에 올라가 물총을 휘둘렀다. 하늘을 찌를듯 하던 불기운이 차츰 꺾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뿌지직하는 소리가 련달아 들려오더니 《쿵》하는 소리와 함께 1120평방메터 되는 지붕 전체가 무너졌다. 허학진은 지붕과 함께 불바다속에 사라졌다. 그해 허학진은 겨우 23세였다.

당시 부대지도자가 량순자에게 무슨 요구가 있는가고 물었을 때 그는 《나는 아직 내 힘으로 살아갈수 있으니 아무런 요구도 없습니다》라고 하면서 사후처리문제로 난감해 하지 말라고 되려 지도자를 위안했다. 《골회함은 어떻게 하겠습니까?》, 《고향땅 내 곁에 가져갔으면 좋겠지만 이 곳에 남겨두는것이 좋을듯 합니다. 생전에 소방부대에 있는것을 좋아했으니 죽은 령혼이라도 부대와 함께 있으라지요》. 량순자의 말이 떨어지자 허학진의 생전 전우들이 《마마!》 하며 량순자를 포옹하였다.

《나는 지방정부와 장춘시소방지대의 따뜻한 관심에 아무런 근심걱정없이 아들, 며느리의 극진한 효성에 행복하게 살아갑니다》. 눈물을 머금고 말하는 량순자로인.

귀로에 오르면서 나는 풍수좋은 이 산정에 《소화영웅 허학진》이라는 비석을 세웠으면 하는 마음도 없지 않았다.


/ 윤영학

편집/기자: [ 길신 ] 원고래원: [ 길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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