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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대 할머니가 써가는 멋진《인생작품집》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15.06.01일 14:58
90고령에도 로익장을 과시하는 임봉금할머니

연변제4기 독서절 최고년령수상자로 연변의 《독서왕》이 된 송해숙(76세)로인이 조직한 도문시 《독서3자매 오찬파티》에서 큰 언니격인 임봉금(90세)할머니가 술을 부으며 하는 말이다.

《이 술은 우리집 령감이 얻어온 범의 뼈, 사향, 우황, 구렁이 등 보약들로 자작한 장수술 입니다. 우리 량주는 장수술 덕분에 다리나 허리가 아픈 줄을 모릅니다. 여러분도 이 술을 마시고 장수하세요.》

뒤이어 임봉금로인은 《공산당 만세》와 《여러분의 건강장수를 위하여》를 높이 외치며 건배하였다.

《야, 정말 대단합니다!》

자리에 모여있던 손님들 모두가 90고령임에도 매우 정정하고 활기찬 임봉금할머니에게 박수를 보내면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건국전에 아들을 업고 입단선서를 한 열성분자

임봉금할머니의 기억력은 대단하였다.

이하는 필자의 물음에 대한 임할머니의 화답이다.

-나는 한국 충청남도 금산에서 출생하여 일본소학교를 5년 다니다가14살에 부모를 따라 흑룡강성 의란현 흥성촌에 왔습니다. 조선서 학교를 다닐 때 매달 17전씩 내는 월사금이 없어서 교장선생님네 집에서 심부름군으로 일했답니다. 소학교6학년은 중국에서 다녔는데 그때 6학년학생이 4 명이였습니다.

-그때 집형편이 궁하여 하루라도 빨리 시집을 가서 밥이라도 변변히 먹으라는 부모들의 말에 혼사말이 떨어지자 10일만에 결혼하였습니다.

-해방이 되자 고향으로 돌아가려고 흑룡강성 벌리에서 도문까지 왔는데 그때 재산이라야 령감과 시부모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조선도 못가고 남양(조선)을 다니며 밀수를 하고 명태장사, 엿장사, 싹기음으로 푼돈벌이를 하였습니다. 령감이 하도 손재간이 좋은 덕에 철공소야장일로 가정을 지켰습니다.

- 해방후 중국공산당의 남녀평등, 인권평등교육이 내 마음에 확 들었습니다. 인권이 없고 평등이 없던 나에게 인권과 평등이 있으니 힘이 나더군요. 그래서 선뜻이 나서서 가두사업을 했는데13년동안 1전 한푼도 받지 않고 신화가 부녀주임과 치보주임일을 맡아 하였습니다. 1949년 4월말에 중국민주주의(공산주의) 청년단에 가입했는데 두살짜리 아들을 엎고 입단선서를 하였답니다.

-1958년에 가두정부의 추천으로 도문화학공장에 들어갔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한달 로임을 23원씩 받았는데 나는 29원씩 받았답니다. 지금 생각하면 아마 가두에서 내가 사업을 열심히 잘하니 추천감정을 잘 해준것이 아닐가 생각됩니다.

-나는 남편이 사냥을 잘하는 덕분에 1964년 하룡원수가 조선을 방문하고 귀국길에 도문을 지날 때 하룡원수도 만났고 주덕해주장, 조남기서기도 만났습니다. 또 지금 퇴직금이 2200원이나 되는데 당에 얼마나 감사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죽을 때까지 큰절을 올리며 감사를 드려야지요…

《나는 걷겠소》

임봉금로인의 건강은 직접 보고 듣지 않고서는 잘 믿어지지 않는다.

2009년 3월에 필자가《50년대 명포수 오늘은 뢰봉》이란 글을 쓰며 그의 남편 김영덕을 취재할 때 임봉금할머니한테 하루의 일정을 물으니 이렇게 소개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꽃을 가꾸고 아침식사후에는 령감과 함께 동네청소를 하고 오후엔 한참 음악을 감상하고 둘이서 <뽀뽀>도 하고 신문잡지도 읽고... 령감은 실내 건신기에서 걷고 나는 매일 두만강변을 돌고…》

《걸어야 장수한다》는 임봉금할머니의 신념이며 향수란다. 매일 걸어서 노래강습실이나 로인활동장을 다니며 혹시 젊은이들이 택시를 타자고 해도 너들이나 타라며 한번도 안탔단다.

그의 건강비결을 대체로 아래와 같은 세가지란다.

먹거리가 건강해야 한다.

매일 주식이 현미, 귀밀, 율무, 옥수수 등 잡곡에 당근, 양배추, 양파를 넣고 발효식품인된장을 풀어 죽을 만들어 먹고 잠자기전에 《장수술》을 마신다. 과식은 절대 안한다.

운동을 견지한다.

매일 발꿈치로 운동용 나무몽둥이를 2000번씩 차고 두손에 힘을 주어 배를 3000번씩 두드리는 것을 10 년 이상 견지했다.

4월부터 10월말까지 매일 두만강변을 한바퀴 걷는것을 십여년동안 견지했다. 한편으로 가고 싶은 강넘어 그리운 고향을 그리며 가슴속에 간직한 슬픈 노래를 부르면서.

심리가 좋아야 한다..

시집부모를 잘 모시고 (시아버지가 90세에 사망) 자식농사를 잘하며(네 아들이 대학생, 공정사) 맡은 사업을 잘하고 동네의 일을 잘 돌봐야 한다. 심지어 동네사람들에게 부담을 안 주려고 당신들의 금혼잔치에도 친척들만 모셨다.

《이젠 죽어도 원망이 없소!》

신문잡지는 임봉금할머니의 매일 동무란다. 《로인세계》와 《로인의 벗》은 창간호부터 지금까지 한기도 빠짐없이 통독을 했다.

80에 《80인생》이란 시를 《새출발》잡지에 발표했고 그가 가장 즐겨 부르는 노래 《잘 살아보세》도 그가 작곡, 작사를 하였다.

인생살이 잘살아 보세 잘살아 보세

이 좋은 세월에 잘살아 보세

청실홍실 맺은 사랑 해달같이 오래오래

원앙처럼 잘살아 보네

랑군님 손목잡고 어디 가나 함께 가세

인생살이 만리길을 웃으면서 걸아보세

공산당에 감사드리며 오래오래 잘살아보세

임봉금할머니는 필자의 손을 잡고 《내 인젠 죽어도 원망이 없소!》라고 말하며 이런 사연을 들려주었다.

임봉금할머니에는 십수년을 지켜본 10년 년하인 80세 할머니 김영희로인이 있다.

김영희로인은 인물이 곱고 마음씨 고우며 늘 남에게 베풀고 노래도 잘하고 손맛도 좋으며 성질이 활발하고 글씨도 잘 쓰기에 《 흠잡을데가 없는》로인이였다. 임봉금할머니가 특히 탄복하는것은 김영희로인의 구지욕이다.

소학교출신인 김영희로인은 환갑이 지난 62세에 한국에 갔다가 10년간 일하고 72세잡던해 돌아왔다. 귀국하면서 김로인은 이제부터 평생해야 할 일을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한석봉의 《천자문》을 사가지고 돌아왔다.

김영희할머니는 집에 돌아온 후 매일 천자문을 쓰고 읽고 외우면서 열심히 학습한데서 지금은 친필로 쓴 《천자문》을 책으로 만들어 남들에게 선물한다. 김영희로인은 또 흘러간 노래와 속담을 정리하며 하루 평균 2시간 학습을 견지한다.

《나는18년간 <로인세계>를 한기도 빠짐없이 보았는데 김영희로인과 같은 대단한 사적을 지금까지 보지 못했습니다.》

《내가 죽기 전에 김영희의 사적을 세상에 알려야 원망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글 잘쓰는 오기활선생이 김영희의 사적을 신문, 텔레비, 로인세계잡지에까지 선전해줬으니 인젠 죽어도 원망이 없습니다.》

임봉금할머니는 필자의 두손을 꼭 잡고 그냥 고맙다면서 오는 25일에 한턱 낼테니 11시 반전에 꼭 스포츠회관에 오라고 몇번이고 당부했다.

필자는 우리 민족의 훌륭한 인물을 세상에 알려야 죽어도 원망이 없다는 90할머니의 소박하지만 세심한 배려와 책임감에 머리가 숙여졌다.

90고령에도 로익장을 과시하는 임봉금할머니야말로 우리 모두 읽어보아야 할 맛있고 멋있는 한권의 인생작품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기활

편집/기자: [ 안상근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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