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렴전수조사 등 통한 미발견 환자 파악이 중요
의료진·환자·보호자간 철저한 협조 필요한 때
삼성병원에서와 같은 대확산 가능성은 낮아
삼성서울병원에서 확산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2차 유행이 진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서울 메디힐병원·대전 을지대병원 등에서 3차 유행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2차 유행 당시 삼성서울병원에서 감염된 환자가 메디힐병원 등에서 며칠간 입원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주변 입원환자들에게 바이러스를 전파시켰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 병원은 삼성서울병원처럼 대규모 환자가 몰리는 초대형병원이 아닌 만큼 감염자가 발생하더라도 소규모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하지만 방역 당국이 밀접접촉자 관리에 실패할 경우 또 다른 3차 유행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2일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삼성서울병원에서 감염된 환자가 다른 병원에서 추가 환자를 얼마나 발생시킬지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이미 삼성서울병원에서 감염된 98번째 환자(58)가 서울 양천구 신월동 메디힐병원에서 지난 6월 3일부터 8일까지 입원한 것이 확인됐다. 이 기간에 같은 병실 입원환자를 비롯한 의료진 등 총 227명과 접촉한 상태다. 또 역시 삼성서울병원에서 감염된 90번째 환자(62·사망)도 생전에 대전 을지대병원에서 사망하기 전까지 6월 6일부터 10일까지 4일간 중환자실, 응급실에서 100여 명과 접촉했다. 115번째 환자(여·77)도 삼성서울병원에서 5월 27일 감염돼 지난 5일부터 10일까지 창원SK병원에서 입원 진료를 받았다.
각 병원에서 바이러스 노출기간이 짧지 않았던 만큼 이들 병원 주위 환자들에게서 4차 감염자가 추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문제는 4차 감염자가 삼성서울병원처럼 대규모로 발생할 경우 3차 대유행으로 번질 수 있다는 것이다.
즉각대응팀의 엄중식 한림대 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진정세는 환자들의 자진·자발신고와 함께 의료기관이 폐렴 전수조사를 통해 숨어 있는 메르스 폐렴 환자들을 얼마나 발굴을 해내느냐에 달려 있다”며 “또 그 과정에서 밀접접촉자나 확진 환자를 병원에서 시설격리를 얼마나 잘하는지, 해당 환자 입원치료 과정에서 의료진이나 또 다른 환자나 보호자들에 대해 얼마나 전파 차단을 해주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엄 교수는 “앞으로 산발적인 소규모의 환자접촉 환자는 여기저기서 발생하겠지만 삼성서울병원처럼 대규모의 환자 노출이라든지 확진자 발생의 가능성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삼성서울병원에 대한 접촉자 파악에서 실패해 대전 을지대병원·메디힐병원 등 일부 병원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만큼, 방역 당국이 추가 접촉자 관리에 실패할 경우 또 다른 병원으로 계속 전파될 수도 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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