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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저 차! 사람이 없네"…… 5년 내 무인차 시대 온다

[기타] | 발행시간: 2015.07.24일 03:09
구글 자율주행 자동차

300만㎞ 달리며 사고 15건뿐… 그것도 다른차가 끼어들거나 추돌 탓

누적 주행 거리 300만㎞를 넘게 달리는 동안 사고 15건. 구글 자율 주행 자동차(self-driving car·무인자동차)의 교통사고 내역이다. 평균 20만㎞당 한 건꼴. '괜찮긴 하지만 아직 무인차(無人車)도 완벽하진 않구먼'이라고 생각하면 오산(誤算)이다. 15건의 사고 모두 무인차가 아닌 사람의 잘못으로 일어난 사고이기 때문이다.



구글이 2020년 상용화를 목표로 공공 도로에서 시험 중인 무인자동차가 사람들이 길을 건너는 모습을 감지하자 스스로 멈춰 서 있다. / 구글 제공

예를 들면 이렇다. 구글의 렉서스 무인차가 시속 100㎞로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오른쪽 차선의 차량이 갑자기 끼어들며 옆구리를 들이받았고, 운전석에 있던 구글 직원은 곧바로 '수동 모드'로 전환해 운전대를 잡았다. 사고는 대부분 후방 추돌이다. 정지 신호에 맞춰 섰거나 복잡한 교차로에서 서행했는데 뒤차가 툭 하고 들이받은 것. 최근 발생한 한 건의 경미한 부상 사고 외에 인명 피해가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메르세데스벤츠·혼다·포드·현대차 등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은 2020~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무인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먼 미래 같지만 불과 5년쯤 뒤의 일이다. 상상하기 어려웠던 스마트폰이 10년도 안 돼 전 세계 사람들의 손을 장악했듯이 무인차 역시 순식간에 도로를 점령할지 모른다. 조금씩 현실로 다가오는 무인차는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꿔 놓을까. 사회는 어떤 예기치 못한 문제와 맞닥뜨리게 될까.

무인차 세상은 명암(明暗)이 뚜렷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큰 장점은 '운전으로부터 해방'이다.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장애인은 무인차의 가장 큰 수혜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전을 할 줄 몰라도 목적지만 말하면 원하는 곳에 안전하게 데려다 주기 때문이다. 모두가 꼼짝없이 운전대에 붙잡혀 있는 출퇴근 시간에 두 손이 자유로워지면 이 시간을 휴식 혹은 다른 업무를 처리하는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인간이 운전으로 소비하는 시간을 돌려받는 만큼 인류의 생산성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도 있다.



시각 장애인 스티브 마한(Mahan)씨가 구글 무인차를 타고 도로를 달리는 모습(위). 구글 무인차는 운전대나 액셀, 브레이크도 없이 출발 버튼만 누르면 스스로 움직인다.

물론 운전 애호가들의 생각은 다르다. 실제로 글로벌 컨설팅 기업 언스트앤영이 최근 운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무인차의 가장 큰 문제점은 '운전의 즐거움이 사라진다'(58%·중복 응답)는 것이었다.

자동차 사고의 95%가 인간의 잘못으로 발생하는 만큼 무인차가 도입되면 교통사고로 인한 인명과 재산 피해가 크게 줄어들 것이란 것이 상식적인 추측이다. 초보 운전, 음주 운전, 졸음 운전, 과속 운전도 없다. 다만 지금도 급발진 사례가 종종 보고되는 상황에서 무인차의 오류가 얼마나 발생할지는 미지수다.

전자 기기는 언제든 오류가 날 수 있다. 스마트폰이야 그냥 껐다 켜면 되지만, 자동차는 작은 오류 하나에 사람의 목숨이 좌우된다. 이 때문에 미국 캘리포니아주(州)는 무인차를 공공 도로에서 시험할 때 반드시 운전석에 사람이 앉아 긴급 상황에 대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무인차는 곧 컴퓨터인 만큼 해킹에 대한 우려도 있다. IT 전문 매체 와이어드(Wired)는 최근 두 명의 해커가 16㎞ 떨어진 곳에서 노트북으로 무인차를 해킹해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해커들은 운전대 조작은 물론 가속·브레이크 페달, 기어, 에어컨, 라디오 등 차 안의 모든 것을 마음대로 주물렀다. 고속으로 달리는 차의 브레이크를 먹통으로 만들어 얼마든 통제 불능 상태로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남의 차를 조종해 교통사고로 살인을 저지르고, 원격으로 무인차가 마약을 수송하게 하는 등 갖가지 신종 범죄가 벌어질 수도 있다. 이런 관점에선 무인차가 안전하다고 말하기 어렵다. 사고에 대한 책임을 제조사와 운전자, 보험사가 어떻게 나눌 것인지도 보험업계의 골칫거리다.



벤츠가 선보인 ‘퓨처트럭 2025’에서 운전자가 자동 주행 중인 트럭의 운전석에 앉아 태블릿PC를 살펴보고 있다(위). BMW 5시리즈에 적용된 자동 운행 기술을 이용해 운전자가 운전대에서 손을 뗀 채 도로를 주행하고 있다. / 메르세데스벤츠·BMW 제공

사람의 일자리는 어떻게 될까. 미래창조과학부·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 각계 전문가와 시민 의견을 바탕으로 펴낸 '2014 기술 영향 평가'는 무인 이동체의 등장이 택배, 트럭 수송, 경비·보안 분야의 일자리 축소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한다.

인간 노동력이 기계로 대체되면서 기존 산업이 쇠퇴하고 전통 일자리가 감소한다는 것이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작년 말 공개한 대형 무인 트럭 '퓨처트럭 2025'의 운전석은 마치 세련된 카페 응접실처럼 생겼다. 차는 고속으로 쌩쌩 달리지만 운전자는 운전대 대신 태블릿PC를 펼쳐들고 있다. 일견 화려해 보일지 모르지만 그만큼 인간의 역할은 축소되고 수당 역시 줄어든다는 의미다.

반면 무인차 유지 보수, 보행자 행동 분석 등 새로운 연구 분야와 일자리 역시 생겨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 사람을 채용할 때 근면·성실함보다는 창의성과 유연성이 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란 평가다. 기계에 밀려난 단순 노동자들의 재교육과 재취업 역시 사회 문제로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무인차가 사회 갈등의 새로운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초기에 고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만 제한적으로 공급돼 '소수의 전유물'로 전락하면 새로운 사회 격차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무인차를 향유할 수 없는 데다 일자리까지 뺏기는 계층의 반발과 어우러져 사회적 위화감을 조성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기술 분야에선 모든 차량이 인터넷으로 움직일 때 발생하는 주파수 부족 문제, 제조·소프트웨어(SW)·통신 등 무인차 관련 핵심 기술 확보를 바탕으로 한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 다툼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박순찬 기자 ideach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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